<주간 기획> 집터뷰 -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편. 매주 부동산 전문가들에게 수요자들을 대신해 시장 전망, 주요 이슈, 현안을 물어 보고 답을 구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등 불확실성을 높여 한국 부동산 시장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지난 5일 서울 마포구 도시와경제 사무실에서 에너지경제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송 대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이 국내 부동산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전문가들 중 상당수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전세계 경제는 물론 국내 부동산 시장에도 좋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반면 트럼프 1기 때 국내 부동산 가격이 오히려 상승했다는 점을 이유로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이중 '부정적 영향'에 손을 들어줬다. 그는 “트럼프 2기에 관세 부과나 무역 장벽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가 실현될 경우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도 안 좋은 결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앞으로 달러 강세 현상,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져 우리나라도 금리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본다.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특히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주택 소유주들에게 부담이 커진다. 관세 인상, 반도체 등 제조업 리쇼어링(본토 회귀)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는 우리나라의 수출 감소와 경제 성장 둔화, 고용 불안정 등으로 이어져 부동산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안보 불안이나 외국인 투자 위축 등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송 대표는 최근 정부의 수도권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및 주택 5만호 공급 대책에 대해서도 “매력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교통망이 이미 확보된 지역이 선정된 것은 다행이지만 공급 규모나 위치가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하기에는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송 대표는 “위치나 물량이 예상보다 적다. 공급 확대로 주택 가격을 낮추기에는 수요를 분산하는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집값이 과열된 서울 주요 도심지역의 주택 가격을 낮추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또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선 거래 둔화 속 가격 줄다리기가 팽팽한 관망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연말까지 소폭의 하락 또는 보합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는 “서울 부동산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등세를 보였지만 올해 들어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거래량이 고점 대비 절반으로 줄어든 것은 매수자들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하가 소비자 심리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실수요자들의 대출 여건이 개선되려면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연말까지는 즉각적인 가격 상승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세시장은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1만2000가구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이라고 불리는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이 다음달 입주를 시작하지만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송 대표는 “올림픽파크포레온과 같은 대규모 단지라도 서울 전체 전세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과 수도권 내 전반적인 전세수요를 완전히 충족시키기에는 아직 입주물량이 부족하다"며 “전셋값 상승세가 완화되는 시점은 한동안 늦춰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막으로 내 집 마련 수요자들에겐 당분간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송 대표는 “최근 기준금리가 인하했으나 아직은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추가 금리 인하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으니 금리가 더 안정될 때까지 지켜보는 것도 한가지 전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