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 연구진이 인간 뇌의 신경전달 과정에서 중요한 수소이온 활성 효과를 모방한 '인공지능(AI) 소자'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연세대학교는 14일 “IT융합공학과 권장연 교수 연구팀이 기존의 뉴런(신경세포) 간 연결구조를 단순히 모방하는 연구를 뛰어넘어 생체물질 펩타이드를 사용해 실제 신경전달물질의 수송 전 준비단계인 수소이온 활성 과정을 정밀하게 모사한 AI소자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에서 약 3년간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지난 5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8.5)'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된 AI소자는 이중전압 입력을 통해 뇌 속 신경전달물질이 이동하기 전 단계의 과정을 재현해 에너지 효율과 판단 능력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연세대는 이번 AI소자 개발이 AI반도체 기술인 뉴로모픽 AI칩과 자율주행자동차 등 AI기술에 활용될 핵심기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연구에서 공기 중 수소를 모아 전달할 수 있는 팔라듐 전극을 새롭게 소자에 적용했다. 팔라듐 전극은 전압을 가했을 때 수소이온을 분비하는데, 이 특성을 활용해 소자가 마치 인간 뇌의 신경처럼 신호를 주고받는 효과를 구현했다. 이를 통해 AI소자가 뇌의 정교한 신호 전달 방식을 모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새로운 AI소자는 수소이온 입력을 통해 인공 시냅스(신경세포접합부) 소자의 학습과 기억 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춤으로써 뇌의 복합적인 작동 방식을 모방해 단일소자로 다양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을 제공할 것이라고 연구팀을 말했다.
권장연 교수는 “인간 시냅스의 구조를 모방하고자 하는 기존 뉴로모픽 연구의 틀에서 벗어나 실제 신경전달물질이 수송되는 메커니즘을 모사해 구동 입력을 통해 전기적 특성을 조절할 수 있는 소자를 구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