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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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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버스] '그라운드~''파울볼'…다큐멘터리 야구영화 2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3.12 14:10

쓰러지고 내달리던 野人세계

그라운드의 이방인·파울볼

▲1982년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재일동포 학생야구 모국방문단. 앞줄 맨 오른쪽은 1957년 2회차에 선수로 초청됐던 배수찬씨. 그는 후배 김성근과 함께 60년 교통부에 입단, 62년 기업은행에도 함께 들어갔다. 김성근이 일본을 떠나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기로 결심한 것도 배수찬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에너지경제 박진우 기자
야구의 계절이 돌아왔다. 누적 관중 1억 명, 연 관중 700만 명, 사회인야구인 50만 명 등 명실상부 국민 스포츠로 자리매김한 한국 프로야구. 올해는 특히 신생팀 KT 위즈의 합류와 야구의 신김성근 감독의 복귀로 그 어떤 종목도 달성하지 못했던 800만 관중 돌파가 점쳐지고 있다. 어느 때보다 야구 팬심이 활활 타오르는 가운데 다큐멘터리 야구영화 두 편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야구의 신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감동 실화 파울볼’(연출 조정래 김보경). 그리고 고등학생 배수찬 장훈 김성근을 만나볼 수 있는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이야기 그라운드의 이방인’(연출 김명준). 야구를 몰라도 참 재밌다.


야신 김성근과 고양 원더스 1093일의 기록 파울볼

고양 원더스 도전기
파울 볼’ 야신·선수들 절실함 고스란히

다큐멘타리 파울볼은 온갖 시련에도 야구라는 꿈을 향해 질주를 멈추지 않는 야구의 신김성근 감독과 고양 원더스 선수들의 1093일간의 도전기다.

전직 택배 기사, 대리 운전 기사, 방출된 프로 선수들까지 야구를 꿈꾸는 이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선사한 고양 원더스. 마냥 오합지졸 같던 원더스 선수들이 김성근 감독을 만나 혹독한 훈련을 거치면서도 끝까지 도전을 멈추지 않는 과정이 극영화보다도 더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프로야구 6개 팀 감독을 역임하고, 한국 시리즈 3회 우승 기록을 보유한 동시에 13번 쫓겨난 전대미문의 야구인. 재일동포 차별의 벽을 부수고 한국 야구계의 살아있는 전설이 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은 그를 통해 용기를 얻은 많은 사람들에게 영원한 야구의 신이다.

김성근 감독은 만년 꼴찌 팀을 부활시키는 것이 트레이드 마크가 될 정도로 선수들의 기량은 물론 정신력을 키워주는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선수들이 왜 교육이나 훈련을 받아야 하는지 스스로 깨닫게 하는 것도 지도자의 역할이다” “가능성을 발견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기다려 주는 것이다” “1퍼센트의 가능성이 있다면, 1퍼센트 전력이라도 살리는 게 리더의 역할이다등 특유의 리더쉽은 이미 다수의 TV 프로그램과 저서 리더는 사람을 버리지 않는다’ ‘꼴찌를 일등으로등을 통해 알려져 왔다.

야구에 대한 열정을 감각적으로 포착해낸 조정래 감독은 중앙대학교 영화학과를 졸업하고 다수의 TV프로그램과 공연, 축제를 연출했다. 대표작은 KBS 다큐멘터리 ‘2002 청년 국토대장정과 애니메이션 청개구리 이야기’(제작). 이 여정을 함께 한 김보경 감독은 혈의 누스크립터로 충무로에 진입해 극영화 가을로’ ‘멋진 하루’ ‘시라노: 연애조작단’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숙희연출부를 거쳐 파울 볼을 공동 연출했다.

기적의 문턱에서 팀의 해체를 맞이한 김성근 감독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며 다짐하는 모습에서 선수들을 향한 절절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87, 전체 관람가, 42일 개봉.

 

그라운드의 이방인

야구사 쓴 재일동포 야구단 발자취
그라운드 이방인아픔과 추억이 생생

1982년 한국 프로야구의 화려한 탄생 이전, ‘단체 스포츠의 꽃으로 불리며 최전성기를 누린 고교야구. 특히 1971년 제1회 대회를 시작으로 약 40여 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는 모든 팀이 예선전 없이 출전할 수 있는 규정으로 인해 매 대회마다 이변이 속출하는 명승부의 장이었다.

또한 1980년 대회 당시 광주일고 투수로 출전해 노히트노런을 기록한 선동열, 외모와 실력을 두루 갖추며 아이돌급 인기를 누린 선린상고 박노준, 코리안 특급 박찬호, 유지현, 박명환, 정대현, 한기주 등 야구계를 수놓은 스타들을 배출해낸 전국구 스타의 등용문이기도 했다.

다큐멘터리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한국야구의 로 남겨진 고교야구의 추억을 소환해냄과 동시에, 한국 야구사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지금은 존재조차 잊혀진 재일동포 학생야구단의 발자취를 충실히 담았다.

1956, 한국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야구를 선택한 정부는 선진야구를 배우기 위해 재일동포 학생야구단 모국방문 초청경기를 실시했다

후일 야구의 전설로 성장한 배수찬(2회 대회 초청), 장훈(3회 대회), 김성근 감독(4회 대회) 등이 앳된 고등학생 시절, 이를 계기로 모국의 그라운드를 밟았다. 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대한민국의 야구 부흥을 위한 부름을 받고 한걸음에 달려왔던 그들을 우리는 성대하게 맞이해주었고, 그들은 보답으로 선진 야구기술과 장비를 선물한 채 다시 일본 땅으로 돌아갔다.

이후 재정 문제로 어려워지자 야구인들은 1971년 봉황대기 전국 고교야구대회를 만들어 명맥을 이어갔다.

1997IMF 경제 위기가 닥치기 직전까지 무려 42, 해마다 8월이면 그라운드를 뜨거운 열기와 땀으로 적셨던 재일동포 학생야구 모국방문단.

이길수록 커져가는 관중들의 야유도, 상대팀의 견제도, 서울의 낯선 환경도 모두 감수한 채 악착같이 그라운드를 내달리던 까까머리 야구 소년들. 이들을 찾아 나서는 쉽지않는 여정 속에서, 관객들은 지나가버린 시절에 대한 향수와 추억 그리고 뜨거웠던 그라운드의 열기를 생생하게 체험하게 된다.

▲‘그라운드의 이방인’은 2004년 재일조선학교 10대 아이들 이야기 ‘우리학교’로 독립다큐멘터리 붐을 일으켰던 김명준 감독이 5년간 만든 작품이다.

그라운드의 이방인2004년 재일조선학교 10대 아이들 이야기 우리학교로 독립다큐멘터리 붐을 일으켰던 김명준 감독(사진)이 5년간 만든 작품이다

김 감독은 20113, 동일본 대지진에 촬영을 접고 조선학교와 재일동포사회를 돕는 몽당연필캠페인을 펼쳤다.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배우 권해효씨는 그라운드의 이방인에 나레이션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김명준 감독은 전작과 마찬가지로 어떤 개인이든 역사의 아픔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제를 유쾌하게 녹여냈다

재일동포 학생야구단이 한국에 머물렀던 한 달의 시간, 그리고 30여 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그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는 감독의 연출의도는 야구를 모르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103, 전체 관람가, 3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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