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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민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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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重, 애물단지 해양플랜트 버리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5.06.04 19:36

올 수주 0건 …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 명분 사라져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모두 25억 달러, 20척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해양플랜트 수주는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매출 구조도 해양플랜트에서 선박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에너지경제 심민관 기자] 저유가 기조가 계속됨에 따라 해양플랜트 발주 전망도 불투명해지자 삼성중공업이 선박 수주 확대를 위해 조선소 신설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플랜트 설계능력 강화를 이유로 제기된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 필요성도 희석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모두 25억 달러, 20척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가운데 해양플랜트 수주는 한 건도 없었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의 매출 구조도 해양플랜트에서 선박 중심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삼성중공업 수주잔고에서 해양플랜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3%다.

작년 해양플랜트 수주액은 32억 달러로 2013년 89억 달러의 35% 수준에 그쳤다. 전체 수주 감소액 60억 달러 가운데 해양플랜트 수주 감소액이 57억 달러를 차지했다. 올해는 해양플랜트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세계 해양플랜트 시장이 저유가의 직격탄을 맞아 기존에 계획된 프로젝트도 줄줄이 취소되거나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낮아져 해양플랜트가 위축된 상황"이라면서 "당분간은 석유 메이저들이 심해저 개발을 계속할 만큼 유가가 오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석유 메이저가 프로젝트를 점검하고 있어 올해까지는 발주가 없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발주가 있을지 가봐야 알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중공업은 저유가로 해양플랜트 수주가 감소에 대해 돌파구를 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올초 신년사에서 "우리 정도 규모의 회사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고용을 유지하려면 최소 150억 달러는 반드시 수주해야 한다"며 "올해는 밖으로 직접 선주들을 찾아다니면서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라고 말했다.

해양플랜트 수주에는 실패했지만 삼성중공업은 1분기에 23억 달러 수주실적을 올리며 업계 1위에 올랐다.

하지만 해양플랜트 없이 선박 수주만으로 삼성중공업이 세워놓은 수주목표를 달성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안정적인 실적을 달성하기 위해선 해양플랜트 수주가 필수라는 것이다.

김현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일 삼성중공업에 대해 "FNLG발주 기대감은 있지만 해양 수주목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대형 생산설비 수주가 필수"라며 "드릴십 침체 속에 해양설비 수주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매출 구조가 해양플랜트에서 선박 쪽으로 이동할 경우 조선소 신설과 합병 등 당면 이슈들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작년부터 동남아시아 지역에 조선소 건립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남아에 조선소를 건설하면 인건비를 줄여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대형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등 일반 상선을 건조할 수 있는 도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해양플랜트 수주가 주춤하면서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 필요성도 약해진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두 회사가 합병하려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플랜트 설계능력 강화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중흠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3일 "해양플랜트 사업 비용이 다운돼 합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제한적"이라며 "올해 합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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