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 광명시 기후에너지센터장 |
우리나라도 2018년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마련했고 2019년 ‘제2차 기후변화대응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지난해 여름 대통령이 ‘그린뉴딜’이 발표했고 탄소 중립사회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재정, 제도, 기술 기반을 갖추는 일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
광명시는 2017년 ‘광명시 에너지자립 및 주민참여 지역에너지계획’을 수립했다. 2030년 최종에너지소비량을 2015년 대비 17%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전력비중을 28.7% 확보하며 전력자립도를 40.5%로 높이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에너지생산, 효율, 공유를 시민들 참여와 협치를 통해 전문적이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기후에너지과를 신설하고 ‘광명시 에너지기본조례’에 의거 민관 중간 지원조직인 기후에너지센터를 작년 5월 개소했다. 광명시도 ‘광명형 그린뉴딜’에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지, 지역에서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단계별로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정책과 수단이 무엇인지 논의하고 있다.
지역에선 아직 ‘탄소중립’이란 용어가 생소하다. 2050년까지 30년 안에 지금 발생하는 7억 톤의 온실가스 배출을 ‘0’으로 만든다는 것의 의미를 시민들이 상상하고 체감하고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로드맵을 짜야 한다. 지금처럼 석유를 기반으로 과소비를 누리면서 탄소중립이 실현될 수 있을까? 온실가스 감축을 시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고 시의 모든 부서, 모든 정책에 근간이 되도록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올해는 계획을 잘 수립하기 위한 준비가 중요한 시기다. 인구 31만, 아파트 70%의 광명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무엇이 ‘광명형’인지 답을 찾아야 한다. 현장에, 시민들에게 답이 있을 거란 믿음을 가지고...
광명시에선 2020년 6개의 넷제로(NET ZERO) 에너지카페를 만들었다. 넷제로 카페는 기존 카페 공간 안에 자전거발전기, 줄넘기 발전기, 태양광 분수 등 신재생에너지체험물품과 도서 20여 종을 비치하고 기후위기와 에너지문제를 느낄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주변 다양한 동아리 활동과 연계해 ‘기후의병’을 키우는 거점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넷제로카페를 공모할 예정인데 각기 여건을 활용해 기후위기 에너지교육뿐 아니라 지역조사, 신재생에너지보급 활성화 거점, 모니터닝, 주민참여 에너지전환지원사업의 거점 역할을 단계적으로 강화하려 한다. 행정이 만든 기후위기 홍보관은 유지비용도 많이 들고 장소 접근성도 떨어지고 재미없고 예산도 많이 드는데 넷제로 카페는 민간의 아이디어와 행정의 신뢰가 만나 시민들에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광명시와 시민들은 광명에너지협동조합 등을 지원하고 참여해 공공부지에 태양광발전소가 준공해 신재생에너지를 생산하고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경제조직들이 동네에서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할 수 있도록 발굴하려 한다. 광명시가 ‘에너지자립’으로 전환하려면 시민들이 에너지절약과 효율화 등 계획 수립과 집행에 참여하고 재생에너지생산에서 얻어지는 이익을 공유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린일자리 등 생업과 연계되는 활동이 필요하다.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광명의 에너지전환과 탄소중립’은 행정과 민간이 활동내용을 공유하고 공간과 인재를 찾아 매치시키고 신뢰하면서 지속적으로 호흡을 맞추면 서서히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생각된다.
’석유중심의 소비사회‘를 바꾸지 않으면 지속가능한 미래는 없다. 시민들이 참여를 통해 에너지시민성을 강화하고, 스스로 에너지 절감과 재생에너지생산에 동참하며, 조금은 불편하거나 또는 비용이 더 들더라도 에너지전환의 길에 함께할 때 탄소중립 사회는 우리 곁에 부쩍 가까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