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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기능식품의 변화]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 부동의 1위 '홍삼' 턱밑 추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3.01 13:02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코로나19로 국내 건강기능식품(건기식)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건강기능식품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 홍삼과 비타민 등이 전통적인 인기 상품이었다면 최근에는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건기식의 원료로 ‘프로바이오틱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건기식에 대한 규제가 완화되면서 소비자의 건강상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판매하는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까지 공략하는 유통기업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기식이 판매 마진이 높은 상품군인 만큼 건기식 판매를 확대하는 기업이 더 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부동의 1위 홍삼을 턱밑까지 추격한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 대명사는 홍삼이다.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가 최근 홍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강식품시장은 4조9805억 원으로 전년(4조6699억 원) 대비 6.6% 성장했다, 이중 가장 많이 판매된 건기식 원료는 홍삼이었다, 그러나 프로바이오틱스가 홍삼에 이어 판매량 2위를 차지하며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19로 면역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홍삼을 제치고 프로바이오틱스가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 건강과 면역력에 좋은 건기식 원료다. ‘제2의 뇌’로 불리는 장은, 면역세포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은 전년(7415억원)보다 20% 가까이 몸집을 불려 8856억원 규모로 커졌다. 반면 건기식 시장에서 부동의 1위인 홍삼은 2018년 1조5093억원 규모로 정점을 찍은 뒤 2년째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판매액 역시 1조4332억원 규모로 2년 전보다 5%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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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쿠르트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MPRO’ 제품(왼쪽)과 식약처 인증 마시는 프로바이오틱스 3종.

◇알약→분말→액상 형태로 진화

프로바이오틱스는 초기 제약사들이 선보이는 ‘알약’에서 가루로 먹는 형태인 ‘분말’, 나아가 최근 ‘액상’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한국요구르트는 최근 마시는 프로바이오틱스 3종(야쿠르트 프리미엄 라이트, 거꾸로 먹는 야쿠르트, 멀티비타프로바이오틱스, 식약처 인증)을 선보였다, 오는 5월에는 떠먹는 형태의 호상형 제품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프로바이오틱스 제형이 진화하고 있는 것은 정부가 프로바이오틱스 관련 규제를 완화했기 때문. 프로바이오틱스는 분말 형태에 한해 제조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7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산업발전 지원 등을 목적으로 제조 기준을 개선하며 액상 제품까지 기능성 인증이 가능해졌다. 인증 기준은 분말형과 동일하다. 제품당 1억 CFU(Colony Forming Unit, 균총형성단위) 이상 함유해야 한다.

업계는 규제 완화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형이 다양해지면서 얻는 경제적 부가가치도 클 것으로 보고 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제형이 바뀌면서 소비자 선택 기준이 늘어날 것"이라며 "액상형 제품이 시장에 편입되면서 시장 파이도 커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맞춤형의 급부상…건기식 매장부터 앱까지

최근에는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장이 부상하고 있다. 소비자의 건강 상태와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상품을 소분 판매하는 형식이다. 정부가 ‘규제샌드박스(새로운 제품·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를 면제·유예하는 제도)’의 일환으로 건기식 소분 판매를 허용해주면서 이뤄졌다. 최근 식품기업을 비롯해 대형마트도 앞다퉈 맞춤형 건기식 매장을 확대하는 추세다.

이마트는 모노랩스와 손잡고 지난해 12월 성수점에 개인맞춤형 건기식 매장을 선보였다. 모노랩스는 AI 알고리즘에 기반, 개인에 최적화된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판매하는 IT스타트업으로, 지난 4월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규제 특례 대상 사업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 기업이 선보이는 ‘아이엠(IAM____)’ 서비스는 개인마다 다른 건강 상태와 라이프스타일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양제만을 조합해, 이를 간편히 섭취할 수 있도록 1회 섭취량을 한 팩씩 개별 포장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매장에서 성별·나이·건강상태·라이프스타일 등에 관한 설문을 완료하면 답변에 따라 AI가 추천하는 영양제 리스트를 볼 수 있다.또 영양사 자격이 있는 상담사가 건강 상담을 진행해 소비자별 최적화된 영양제 조합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받을 수 있다.

이마트는 이번 성수점을 시작으로 내년까지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점포를 6개 점포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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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 건강생활이 지난달 선보인 ‘개인맞춤영향’ 앱을 통해 구독할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 라인.

풀무원은 지난해 7월 국내 첫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퍼펙’을 론칭하고 서울 방이점 매장에서 건강기능식품 소분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 퍼팩은 풀무원건강생활 소속 전문 영양사가 설문조사를 하고 개인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체성분 분석, 유전자 검사 등을 참고해 면담을 진행한 후 적절한 건강기능식품 추천한다. 가령 루테인, 프로바이오틱스, 비타민D 등이 추천되면 2~3개월 분량으로 포장된 병을 통째로 여러 개 동시에 구매하여 불편하게 섭취하는 것이 아니라, 영양사의 조언에 따라 필요한 건기식만 섭취 편한 한 팩에 담아, 하루에 1팩씩만 섭취하면 건강을 제대로 챙길 수 있도록 도와주며, 1달 분량씩 구입할 수 있다.

풀무원은 또 지난달에는 개인의 건강상태를 체크해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해주는 ‘개인 맞춤영양’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건강 상태 문진을 통해 개인별 맞춤 건강기능식품을 제안한다, 소비자는 정기구독 서비스를 선택해 스스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다.

◇수익성 높은 건기식…신뢰성 높은 정보 제공해야

전문가들은 최근 유통기업이 앞다퉈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수익성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한다. 정연승 유통학회 부회장(단국대경영학부 교수)은 "식품 제조회사뿐만 아니라 유통기업이 최근 건기식 판매를 확대하는 것은 결국 수익성"이라며 "유통 채널이 PB를 선보이는 것은 제품 다양성도 있지만 그걸 통해 고마진을 얻을 수 있어서다, 유통기업이 건강기능식품을 추가하는 것 역시 수익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메디컬과 유통이 붙어 있는 선진국에선 맞춤형 건기식은 이미 검증된 모델"이라며 "우리나라도 고객 데이터 활용도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고객별 특성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는 시장이 커갈 수밖에 없다. 월마트가 건기식과 일반식품을 구분하지 않고 함께 두는 것처럼 앞으로 국내 점포에서도 일반식품 매대에 건기식이 많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로 건기식이 늘고 있는데, 문제는 효능에 대한 소비자들의 고민도 많다는 점"이라며 "어떻게 먹으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 신뢰를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소비자들의 구매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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