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올해 들어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눈독을 들일 만한 비은행부문 계열사 매물이 나오지 않으면서 각사가 비은행부문 자체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보험을 중심으로 우량 계열사를 대거 인수한 만큼 올해는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증권사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나, 이미 지난해 주요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면서 몸값이 높아진 점을 감안할 때 성급하게 인수전에 뛰어들기보다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 매물 없고 우량계열사 대거 인수...계열사 시너지 창출 우선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금융지주사들은 비은행부문 강화에 있어서 공격적인 M&A보다는 자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우량 매물이 나온다면 언제든지 M&A를 검토할 수 있다는 기본 원칙에는 변함이 없지만, 이미 최근 몇 년새 우량 계열사를 대거 인수한 만큼 당장은 인수보다는 계열사 시너지 창출 등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2019년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을 인수한데 이어 부동산 신탁회사인 아시아신탁을 인수했으며, 지난해 9월에는 두산그룹으로부터 네오플럭스를 인수했다. KB금융지주 역시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2016년 현대증권(현 KB증권),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비은행부문을 강화했고, 하나금융 역시 지난해 더케이손해보험(현 하나손해보험)을 인수하며 다소 부족한 보험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여기에 아직까지 시중에 눈독을 들일 만한 '대어급' 매물이 나오지 않는 점도 금융지주사 전략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비은행부문 계열사를 인수하는 것을 넘어 계열사 간 시너지를 창출하고 기업 가치를 제고하는 것도 주요 금융지주사의 중요한 과제라는 판단이다. 실제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오는 7월 1일로 예정된 통합법인 신한라이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신한라이프가 출범하면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에 이어 업계 4위의 손해보험사가 탄생하게 된다.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통합법인 출범에 앞서 그룹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을 적극 추진하기 위해 루닛 등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을 모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하나손해보험의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GA) 하나금융파트너를 출범하고 남상우 전 리치플래닛 대표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이 회사는 기존 플랫폼에서 벗어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 차별화된 인슈어테크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 증권사 몸값↑...우리금융 인수전 ‘신중론’ 분위기
▲우리금융지주 |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꼭 지점이 많은 대형 증권사가 아니더라도 금융사와 시너지를 내는데는 크게 무리가 없는 상황"이라며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 증권사 전환 등 다양한 선택지가 있는 만큼 다양한 선택지를 두고 모든 사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든 산업에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동학개미가 이끈 지금의 증권사 호황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며 "현재와 같은 호황기에서 매물로 내놓을 나올 만한 증권사도 찾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