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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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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탄소저감 기술개발·사업다각화, 시민단체는 친환경 일상생활 실천 '앞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22 16:34

[지구의날 기획] 각 계 친환경 활동 훑어보기

기업, 새로운 먹거리 수소 발굴+체질 개선 ‘분주’

사회, '제로 웨이스트·클린하이킹' 등 친환경 활동 다양

정부, 세계기후정상회담 참여·내달 'P4G 회의' 개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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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 내에 설치할 수소충전소 상상도.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이원희 기자]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기업과 사회, 정부 등에서 친환경 움직임이 활발하다.

1970년 4월 22일부터 시작된 ‘지구의날’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해상원유 유출사고를 계기로 환경문제에 관한 범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열린 순수 민간운동에서 시작됐다.

이후 1990년대부터 세계 150여개국이 참가해 지구 보호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글로벌 규모의 시민운동으로 확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09년부터 해마다 ‘지구의 날’ 전후 일주일을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한 뒤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저탄소생활 실천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소등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기후위기와 친환경이 전 세계적인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기업에서는 에너지전환과 온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환경단체와 시민들은 다회용기 사용과 클린 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지구의 날’을 맞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주최로 40개국 정상이 참여하는 화상 기후정상회의가 이틀 동안 열린다. 40개국의 정상들은 △기후 목표 증진 △기후 솔루션 투자 △적응과 회복력 △기후 안보 △기후 혁신 △기후 행동의 경제적 기회 등에 대해 토론을 나눌 예정이다.

 

SK·현대차·두산 등 국내 대기업 새로운 먹거리 ‘수소’ 

 


국내 대기업들은 수소에 집중하며 생산부터 활용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 강화에 투자를 넓히고 있다. 지난달 SK, 현대차, 포스코, 한화, 효성 등 5개 그룹사는 2030년까지 42조1000억원을 수소경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현대글로비스(운송)와 현대로템(충전), 현대모비스(수소 연료전지) 등 계열사 전반에 걸쳐 밸류체인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자회사 SK E&S를 중심으로 수소 생산부터 공급까지 통합 운영할 계획이다. 지난 1월 SK와 SK E&S가 공동으로 나스닥 상장 연료전지 업체 플러그파워(PlugPower) 지분 9.9%를 확보한 바 있다. SK E&S는 오는 2023년부터 부생수소를 활용한 액화수소를 연간 3만t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두산은 그룹 지주회사인 (주)두산 산하에 ‘수소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했다. 두산중공업, 두산퓨얼셀 등 계열사 전문 인력을 모아 조성한 TF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소 생산·유통(운송·저장)·활용(발전·모빌리티) 등 밸류체인 전반에 걸쳐 시장을 찾고 사업 계획을 수립한다는 목표다.

한편 국내 기업들은 ‘지구의날’을 맞아 ‘업사이클링·리사이클링 캠페인’(삼성전자), ‘방탄소년단과 함께하는 수소 캠페인’(현대차) 등 다양한 캠페인 행사도 진행하고 있다.

 

‘탄소배출 순위권’ 정유·화학업계, 친환경 체질 개선 ‘분주’ 

 


탄소배출이 높은 정유·화학·철강 업계에서도 전기·수소충전소 확대와 바이오 플라스틱 개발 착수 등 친환경 체질 개선에 바쁘다.

정유업계는 기존 주유소를 수소 및 전기차 충전소와 태양광 사업 플랫폼 등으로 바꾸며 친환경 사업을 펼치고 있다. SK에너지는 주유소와 내트럭하우스(화물차휴게소)를 공유 인프라로 활용해 태양광·전기차·LPG 충전·수소 생산 및 충전 등 친환경 복합 에너지 스테이션으로 바꿨다.

오는 2023년까지 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 충전소를 200개로, SK에너지는 190개로 늘릴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오는 2022년까지 160개의 충전소를 설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전 플랫폼 뿐 아니라 수소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미국 수소기업 에어프로덕츠와 손잡고 원유 부산물과 직도입 천연가스를 이용해 수소를 생산한다. 오는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 충전소를 마련한다.

SK이노베이션도 자회사인 SK인천석유화학의 석유화학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부생수소를 SK E&S에 공급하기로 했다. 에쓰오일은 지난달 연료전지 기반으로 청정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프씨아이(FCI) 지분 20%를 인수했다.

화학업계에서는 친환경 신소재 개발에 집중한다. LG화학은 오는 6월부터 바이오 원료를 활용해 기저귀·자동차 내·외장재· 정보기술(IT) 기기 케이스·플라스틱 용기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폐식용유와 팜유 등 재생 가능한 식물성 원료로 생산하는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국제 인증인 ‘지속가능성 및 탄소(ISCC·International Sustainability and Carbon Certification)’ 플러스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환경단체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가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수원 장안구 국민의힘 경기도당 앞에서 기후환경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이원희 기자

 

"온실가스 배출 감축 강화하라"…기후·환경단체, 거리행렬 이어져 

 


‘지구의 날’을 맞아 거리 곳곳에서는 기후환경단체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이들은 거리 퍼포먼스를 펼치며 정부와 기업에 온실가스 배출 감축 강화 등을 요구했다.

녹색연합은 정부에 구체적인 기후정책을 수립하고 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30년 목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0년보다 절반 이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지난해 제출한 목표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의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 1.5도 제한을 위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 목표’ 기준에 턱 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또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백지화 △기존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 △해외 석탄 투자 중단 및 철회 △기후위기 대응 기본법 등을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오는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강화하기 위해 ‘2030 탈석탄 로드맵’과 공적 금융기관들의 석탄 투자 철회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에너지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9시부터 5분 동안 ‘불을 끄고 별을 켜는 소등하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탄소빵야 해시태그’ 캠페인과 ‘덜 쓰는 나와 더 쓰는 나’ 밸런스 게임 등 시민들이 에너지 절약 실천을 다짐하고 인증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수원환경운동연합 등 수원 시민사회 단체들의 연합체인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는 온실가스 배출 책임지를 찾아 피켓팅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이 찾은 곳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경기도 당·경기도청과 삼성전자 수원 본사, 한국전력 서수원지사, 한국지역난방공사 수원지사 등이다.

수원기후행동네트워크는 "시민들이 기후환경 대책에 특별한 변화를 느낄 수 없고 여전히 생태환경이 훼손되고 있다"며 "시민들의 여론을 환기시키고 기후위기 대응을 촉구하는 활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매일 매일이 지구의 날"…시민들, 일상 속 친환경 활동 다양 

 


이날 인스타그램과 같은 SNS에는 수만개에 달하는 친환경 인증 게시글이 올라오고 있다. 시민들은 카페에서 텀블러를 사용하거나 채식 식단 등 ‘인증샷’에 ‘지구의날’ 해시태그를 첨부하면서 행사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평소에도 환경에 관심이 많아 일회용품 대신 텀블러를 챙기는 직장인 이 모 씨(20대·남)는 "지구의 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캠페인에 참여하는 건 의미가 있다"면서도 "일상 생활에서도 사람들이 다회용기를 많이 사용하기 바란다. 자주 바꾸지 않고 오래 쓰면서 폐기물을 덜 배출하는 게 지구를 살리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시민들 사이에서도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클린하이킹’과 ‘클린오션’ 활동이 활발하다.

여느 등산객과 다름없이 산을 오르면서 사람이 남기고 간 흔적을 지우는 이들이 있다. ‘클린하이커스’는 등산하면서 산 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활동 단체다. 매달 정기적으로 클린하이킹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코로나19 확산으로 모이지 못할 경우에는 소규모로 모이거나 채식을 실천하는 등 대체 활동을 진행한다.

클린하이커스는 "산에서 쓰레기를 줍다 보면 종종 깊게 묻혀있는 쓰레기 때문에 땅을 파야 하는 일이 잦다"며 "쓰레기 위로 나무 뿌리가 얼기설기 자리를 잡고 있으면 다시 흙을 덮어야 하는 순간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수거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푸른 바다를 지키기 위해 해양 쓰레기를 수거하는 ‘클린오션’ 봉사단과 쓰레기와 폐품 등으로 작품을 만드는 정크 아티스트들이 환경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클린하이커스

▲클린하이커스들이 정기 클린하이킹 활동을 펼치며 산 속 쓰레기를 수거하는 모습. 클린하이커스 공식 인스타그램

 

‘10분간 소등·채식’ 등…정부·지자체, 1주일간 ‘기후변화주간’ 운영 

 


이날 열리는 세계 기후정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 간의 기후위기 대응 협력 방안에 대해 언급하고 다음달 서울에서 열릴 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인 ‘P4G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국제 사회에 많은 관심을 요구할 계획이다.

또 ‘2050 탄소 중립’을 이룰 수 있도록 ‘2030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를 추가 상향하고 해외 석탄 공적 금융 지원 중단 등에 대해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에는 30∼31일 이틀 동안 한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환경분야 다자 정상회의인 ‘P4G 정상회의’가 열린다. P4G 12개국 정상들이 비대면으로 참가해 기후위기 극복과 녹색회복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지구의날’을 맞이해 오는 28일까지 1주일 동안 제13회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한다. 이번 기후변화주간 주제는 ‘지구 회복(Restore Our Earth) : 바로 지금, 나부터! 2050 탄소중립’이다.

이날 오후 8시부터는 전국 각지의 건물에서 10분 동안 조명을 동시에 끄는 소등 행사도 진행된다. 정부세종청사와 한국전력공사(본사) 등 전국 공공기관 2773곳을 비롯해 전국 아파트 2497단지, 기업건물 및 지역 상징물(남대문·부산 광안대교 등) 177곳이 참여한다.

서울·경기·부산·대구·광주·제주 등 지자체에서도 탄소중립 실천 선언과 시민추진단 발대식 등 지구의 날 기념 행사가 진행된다. 각 지자체는 공유자전거 7400여대에 ‘바로 지금 나부터, 2050 탄소중립’ 홍보물을 부착해 탄소중립을 대대적으로 알린다. 또 서울시 내 학교에서도 소등 캠페인에 참여하며 1주일 1번 채식급식을 시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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