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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문재인 정부 4년간 부채 27조 증가…전기료 인상 부메랑되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8 17:14

- 작년 132조원으로 2016년 104조원보다 27조원 늘어



- 전체 부채의 하루 이자만 108억원…강남 아파트 5채 값 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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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지난해 부채 132조원, 이자율은 3%로 추산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전력공사(사장 정승일)의 부채와 그에 대한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한전의 이런 부담은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전기소비자에 고스란히 청구될 수밖에 없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한전의 부채 증가는 재생에너지 확충과 한전공대 등 정부의 정책과제 수행에 따른 지출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국내 전력생산과 판매를 독점하다시피 하는 공기업으로서 2050 탄소중립을 이끌어가야 하는 책임까지 짊어져 이같은 부담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8일 한국전력통계에 따르면 한전의 부채는 지난해 132조원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연도인 2016년 104조원에서 4년 간 27조원(25%) 늘어났다. 지난해 자본금은 71조원으로 부채율은 186%에 달한다. 자본금은 4년 전에 비해 오히려 2조원이 줄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올해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기업대출 금리는 2.94%로 전 달에 비해 0.06% 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이자율을 3%로 가정해 계산하면 지난해 연간 부채 132조원에 대한 하루 이자는 약 108억원이다. 4년간 늘어난 한전의 부채 27조원에 대한 이자는 하루에만 약 22억원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현재 서울 강남구의 평균 아파트값은 약 22억7500만원이다. 웬만한 국민들은 접근조차 힘든 시장이다. 그러나 한전이 지출하는 하루 이자비용이면 살 수 있다. 1년이면 365채, 4년이면 1460채 매수가 가능하다. 늘어난 부채에 대한 하루 이자만이다. 연간 부채에 대한 이자로 따지면 5배가 늘어난다. 강남 아파트를 5채 넘게 살 수 있는 금액이다. 지난해 한전의 연 매출액은 59조원으로 하루 기준 약 1605억원을 판매하는데 부채에 대한 하루 이자 지출만 108억원으로 매출액의 약 10%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금리는 계속 오를 예정이라 한전의 이자부담은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연 0.75%에서 1%로 0.25%포인트 인상하며, 1년 8개월 만에 ‘제로금리’ 시대의 종말을 고했다. 이에 더해 내년 초 추가 금리인상도 강하게 시사했다.

한전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과 송·배전망 구축에 35조원을 투자하는 데다 한전공대 설립·운영 비용으로 1조원이 넘는 돈을 써야 한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 상승 압박이 커지고 있지만 서울·부산시장 선거 등 굵직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전기 요금도 올리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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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공사 부채, 자본금 추이 [자료=한국전력통계 제 90호]


한전의 ‘2020~2024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2024년 한전 부채는 약 160조원(자회사 포함 연결기준)으로 늘어난다. 지난해 부채가 132조원이었는데 4년 만에 약 27조원(20%) 증가한다는 것이다. 부채 비율(연결 기준)도 지난해 187.5%에서 2024년엔 234.2%로 치솟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부채 비율이 200%가 넘을 경우 민간 기업이라면 정상적인 채권 발행이 어려운 재무 상태"라고 지적했다.

주한규 서울대 교수는 "한전은 막대한 비용을 수반하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앞장서서 수행해야 하는 만큼 부채가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이는 결국 전기료 대폭 인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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