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폐기물은 재활용되지 않고 대부분 매립하거나 소각하고 있어 자연환경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15일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일평균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은 1998톤으로 2019년 대비 13.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회성으로 소비하고 버려지는 플라스틱의 사용 증가는 해양 생태계를 비롯해 자연환경에 큰 위협이 된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작년 전국 연안에서 수거한 해양쓰레기는 약 13.8만 톤으로 2018년(9.5만 톤) 대비 약 45% 늘었으며 그 중 플라스틱이 전체의 83%로 그 비중이 가장 높다.
환경 문제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폐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율을 높이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렇듯 지속가능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 활동이 증가하면서 기업에서도 불필요한 제품 포장을 없애고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한편, 플라스틱을 대체해 친환경 포장 소재 사용을 늘리는 추세이다.
소비재 기업은 플라스틱을 대체할 포장소재로 알루미늄에 주목하고 있다. 알루미늄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재활용되는 자재 중 하나로 지금까지 생산된 알루미늄의 약 75%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 중이다.
세계적 식품기업인 네슬레는 2019년 산펠레그리노 가향 탄산수와 페리에 주스를 알루미늄 캔 제품으로 출시했으며 프랑스 식음료 기업 다농도 같은 해 100% 알루미늄을 사용한 캔음료 ‘르몬(L’mon)‘을 내놓았다.
국내 식음료 기업들도 알루미늄 포장을 더 늘리고 있다. 국내 1위 맥주업체 오비맥주는 지난 8월 샌디에이고의 컷워터 스피리츠의 알루미늄 캔 칵테일 제품을 국내 시장에 시판했다. SPC그룹은 지난 4월에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 음료 용기인 던캔(DUNCAN)을 새로 선보였다.
이렇듯 탈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포장에 대한 선호에 힘입어 알루미늄 캔 수요는 견조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미국 캔 생산업체인 볼 코퍼레이션 (Ball Corporation)은 알루미늄 음료 캔의 글로벌 수요가 2020년에서 2025년 기간에 35.8%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음료 시장에서도 알루미늄 캔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한국제관공업협동조합 자료에 따르면 2020년 61억개가 넘는 알루미늄 캔이 판매되어 2010년 46억개 대비 판매량이 32% 이상 늘었다. 세계 최대 저탄소 알루미늄 공급업체인 루살(RUSAL)은 국내 포장산업에서 알루미늄 수요가 2025년까지 10%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알루미늄을 제련할 때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제조공정에서 배출되는 탄소의 양이 상당하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는 것만큼 환경에 피해가 갈 수 있다.
아직은 전 세계 알루미늄의 60%가 화석 연료를 사용해 생산되고 있지만 최근 알루미늄 산업에서 알루미늄 생산공정을 저탄소 구조로 전환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9월 AB인베브 자회사인 버드와이저 브루잉 그룹과 En+ Group의 금속 자회사인 루살은 알루미늄 캔 제조사 CANPACK 및 알루미늄 압연기업 ELVAL과 협력해 유럽에서 저탄소 알루미늄 캔 제품을 생산한다고 발표했다. 이 캔맥주 제품은 루살의 탄소 무배출 불활성 양극 기술로 제련한 초저탄소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지며 알루미늄 생산에서 병입까지의 전 공정이 100% 재생에너지원을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