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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진짜 ‘국민에 더불어 힘’이 되는 정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01 05:00

에너지경제 구동본(에너지환경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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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는 그야말로 희망 가득하다. 3월 대통령선거와 6월 지방선거를 통해 새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동시에 출범한다. 선거는 국민의 기대·희망·바람을 담아내는 민주 정치의 절차다. 국민의 여망(輿望)에 부응하는 정치와 정책이 경쟁적으로 쏟아지고 추진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2년 간 전 세계인의 삶을 옥죄었던 코로나19 극복의 염원도 크다. 길고 긴 어두운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는 출구가 이미 보이기 시작했다. 갇히고 움츠러들었던 삶이 서서히 활동반경을 넓히면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코로나19는 무절제와 방종이 가져온 바이러스였다. 이 바이러스의 혹독한 대가를 치른 자리에 이제 새싹이 돋아나고 있다. 새해 새벽 동이 틀 무렵 나타나는 서광(曙光)이 적어도 올 한 해의 희망을 알리는 상서로운 빛(瑞光)으로 비추는 듯 하다.

민주주의는 정당정치를 기반으로 구현된다. 정당정치가 제대로 실현될 때 국가도 바로 서고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 현실은 정당에 대해 국민의 따가운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당이 제 할 일을 제대로 못해서일 것이다. 정당이 좀 더 잘 하라는 국민의 격려나 회초리일 수도 있다.

우리 역사를 되돌아 보면 수많은 정당들이 생겨나고 사라졌다. 명멸한 정당의 이름엔 ‘민주’, ‘자유’, ‘국민’, ‘정의’, ‘새정치’, ‘새누리’ 등 온갖 좋은 말은 다 가져다 썼다. 그런 말들은 당대의 간절한 국민 바람이었다. 정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이루고자 하는 이념·철학·가치 등이었다. 정당명을 통해 각 정당의 정체성을 함축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내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만사가 그렇듯이 현실과 이상은 달랐다.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정당은 국민의 외면을 받고 자취를 감췄다. 포장지만 그럴싸하고 간판만 화려할 뿐 실속이 없었기 때문이다.

내년 3.9 대선의 심판을 받겠다고 나선 주요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국민의당, 정의당 등이다. 특히 여야 주요 정당이름엔 여전히 ‘민주’, ‘국민’이 들어 있다. 여기에 각각 ‘더불어’와 ‘힘’을 더해 결합했다.

이런 멋진 이름을 가진 우리 정당들이 그간 갈등과 반목으로 날을 새웠다. 새해엔 각 정당이 이런 낡은 관행을 청산하고 중요 정치행사인 대선을 계기로 통합의 정치를 이뤄냈으면 한다. 통합의 정치는 바로 진짜 ‘국민에 더불어 힘이 되는 정치’다.

명사는 부사 또는 형용사와 어우러져야 강렬하고 감칠맛이 난다. 국민과 더불어 함께 하고 국민에 힘이 되는 정치는 국민의 동반자가 돼 동행하고 국민의 도우미가 돼 삶의 형편을 낫게 하는 것이다. 그래야 국민을 위로하고 국민에 용기와 힘, 희망을 줄 수 있다. 이런 정치야말로 국민 모두가 바라는 정치 아닐까.

이건 결코 새로운 게 아니다. 어려운 처지에 있거나 힘든 도전에 나선 사람들을 정치가 돌보거나 지원하는 것이다. 이웃이나 사회가 못하는 일을 정치가 떠맡아야 한다.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사람을 응원하고, 성공한 사람은 보람과 긍지를 갖게 할 필요가 있다.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과 기업인에는 기(氣)와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올바른 정치는 공정하고 정의로운 각종 사회 제도를 마련하고 법 집행과 규칙 적용을 엄정하게 하는 것이다. 권력을 철저히 감시하고 내편 네편 가리지 않는 것은 기본이다. 그간 우리 사회를 낙담·절망·좌절에 빠뜨린 것은 정치가 유전(有錢) 또는 유권(有權) 무죄(無罪), 내로남불에 앞장서거나 방관해온 때문이다. 국민을 지역·이념·세대·성별 등으로 편 가르기 해 정략으로 활용한 것도 원인이다.

우리에겐 더 이상 유약(柔弱)한 정치 지도자가 필요하지 않다. 그게 오늘의 시대정신이다. 우리는 그간 알량한 권력을 유지 또는 탈환하기 위해 국민을 갈라치기 하거나 줄 세우고 지지층 눈치만 보는 정치가 얼마나 국가 기강을 무너뜨리고 국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는지 똑똑히 봤다. 시행착오는 이만 하면 충분하다.

다행히 유력 대선주자들이 통합·화합·포용을 다짐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실용주의자, 현실주의자 모습으로 변신했다. 이 후보는 "국정 운영에서 최대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인재를 쓰고, 정책도 출처나 연원을 가리지 말자"며 "협치정부, 통합정부, 실용내각 등으로 가려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도 실사구시를 내세웠다. 경제·공정·국민의 미래 삶을 살리겠다며 ‘살리는 선대위’를 출범시켰다. 또 대통령이 되면 절대 혼자 밥 먹지 않고 야당 등 반대 인사들과도 자주 만나 적극 소통하겠다고 약속했다.

대선을 통해 선출되는 새 리더십과 함께 새 출발하는 새해 정치는 그간의 희망 고문을 끝내야 한다. 국민 통합과 화합은 이제 일시적인 선언이나 구호에 머물러선 안된다. 통합·화합을 한다며 끼리끼리 뭉치고 단합하는 것에서 과감하게 벗어나야 한다. 진정으로 국민을 자랑스럽게 하는 길은 모든 국민이 더불어 함께 하고 힘을 얻는 대통합· 대화합을 이뤄내는 것이다. 국민에 실망이 아니라 도움이 되는 정치는 정치인이 모처럼 밥값을 하는 기회이기기도 하다. 대선이 축제 속에 치러지고 성숙한 민주주의가 꽃 필 수 있도록 새해 새 아침에 정치인부터 의지와 자세를 가다듬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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