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임기 마지막 신년사 가운데 한 대목이다. 이번에도 역시 과(過 )는 없고 공(功) 일색이었다. 야당과 전문가, 일부 언론에선 문 대통령의 신년사를 두고 ‘돈키호테식 자화자찬’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해 11월 국민과 대화에서도 ‘자기 칭찬 일색’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더니 마지막 신년사에서도 반성은 ‘1’도 찾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비난과 비판이 쏟아지는 이 상황에도 정부 기관들은 추임새 넣듯, 앞다퉈 분야별 성과를 담은 홍보자료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나같이 ‘국민과 함께 만든 변화, 끝까지 책임 다하는 정부’라는 슬로건으로 문재인정부 주요 정책 성과를 서술한 ‘문재인 정부 경제분야 36대 성과’ 자료까지 만들었다.
마치 ‘우리 문 정부가 이러저러한 것을 해서 성과를 냈어요. 잘했죠?’라는 느낌인데 가뜩이나 2년 이상 지속되는 코로나19에 폭등하는 집값과 물가, 높아지는 실업률로 국민들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대통령만 홀로 유토피아에 사는 듯한 모습이다. 어쩐지 러브 마이셀프(Love-myself)의 잘못된 예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정부든, 기관이든 기업이든, 혹은 단체든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할 때 공과 함께 과도 짚기 마련이다. 공을 통해 그간 수고해준 동료에게 격려를, 과에선 다시금 이런 실책을 하지 말자는 의지를 다진다. 그렇기 때문에 문 정부의 성과를 폄하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다만,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자화자찬이거나 자학, 둘 중 하나다. 이 둘은 말하는 자를 어르석음에, 듣는 자를 고통에 내맡긴다’라는 말이 있듯, 현재 우리 국민 대부분은 문 정부의 업적에 고통을 받고 있다. 보고 싶지도 않아도, 듣고 싶지 않아도 보고 들어야 하는 뉴스 속 세상에서 문 정부의 이러한 행보는 국민에게 또 다른 고통을 주는 꼴이다.
지난 임기 동안 실패한 정책으로 ‘우골탑’을 쌓은 국민을 위해 ‘자화자찬식’ 성과 부풀리기에 열을 올리기 보단 반성이 깃든 진정성 있는 사과를 건네 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