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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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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락일 9% 급락한 손해보험 주가, 실손요율 인상에 원상회복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1.05 18:01

실손의료보험 인상률 9~16%...4세대는 동결

구실손, 극소수 과잉진료로 적자구조 지속



"과잉진료 억제 '4세대' 존재가 인상 가능케"

DB손보·현대해상 주가 반등...배당락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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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경제신문 김건우 기자] 작년 말 배당락일 큰 폭으로 주가하락을 겪은 주요 손해보험사 주가가 연초부터 논의되는 실손보험료 인상에 반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 실손보험은 보험료 수입 대비 보험금 지출이 더 많은 ‘적자’가 지속돼 손해보험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돼 왔다. 전문가들은 금번 실손보험을 둘러싼 금융당국-손보업계 간 논의를 통해 요율 인상 뿐 아니라 ‘과잉진료ㆍ의료쇼핑’ 등을 원천적으로 제약하는 제도보완이 더해질 경우 업종 전반의 주가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실손보험료 인상률은 9~16% 수준으로 결정됐다. 3세대 상품에는 9%, 그 이전의 구세대 상품에는 16%의 인상률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당초 손해보험업계가 요구한 20% 수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논의 초반에 금융당국이 제시한 요율이 보험업계의 기대와 괴리가 컸던 점을 고려하면 현재 수준의 인상폭은 합리적인 선에서 조율이 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금융당국은 ‘제2의 건강보험’으로 불리는 실손보험의 요율인상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요율인상에 대한 일각의 부정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현재 수준의 인상이 결정된 것은 현실적으로는 기대 이상"이라고 평가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러한 당국의 결정에 ‘과잉진료’ 행태에 대한 인식과 함께 올해 보험료 인상 대상이 되지 않는 ‘4세대 실손보험’이라는 대안의 존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작년 말부터 백내장 수술을 비롯해 도수치료, 비타민주사 등 의료쇼핑 수준의 과잉진료가 크게 부각되면서 극소수의 악용사례를 차단해야 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자리잡은 분위기다. 이에 따라 ‘의료이용량에 따른 할증’을 도입함으로써 과잉진료를 구조적으로 억제하는 ‘4세대 실손보험’으로의 유인 동기도 더욱 커졌다. 금융당국과 손보업계는 과잉진료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4세대로의 환승을 적극 유도하려는 차원에서 높은 수준의 요율 인상에 합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가입자의 청구 여부 및 정도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되는 4세대 실손상품의 존재는 기존 실손상품의 요율 인상을 가능케 한 요인"이라며 "무분별한 과잉 청구로 선량한 가입자의 보험료가 동반 인상되는 왜곡 현상에 대해 대체제가 등장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융위원회에 따르면 기존 3세대 가입자가 4세대로 갈아탈 경우 ‘할증’이 적용될 정도로 의료이용량이 많은 인원은 전체의 1.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구세대 실손보험의 누적적인 적자를 야기하는 과잉진료자들은 극소수라는 의미다. 보험업계에서는 구세대 실손보험 상품의 특성상 소수의 과잉진료자들에 대해서만 적극적인 제약을 가하기 어려워 구세대 상품 전체에 대한 인상이 불가피했다는 견해를 보인다. 다만 4세대 상품을 대안으로 남겨 놓음으로써 과잉진료자들에 대한 선별적인 요금인상을 시도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요율인상에 더해 극소수 과잉진료 행태를 제약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 동반될 경우 최근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손해보험사의 주가 역시 반등세로 전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 주요 손보주의 주가는 9%포인트 가까이 하락했다"며 "실손보험 요율인상 뿐 아니라 실손보험의 과잉진료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등 제도적 보완이 병행된다면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주요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작년 말 배당락일 각각 8.63%, 6.03%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날 실손보험 인상률이 결정됨에 따라 주가가 반등해 배당락일 전일 대비로도 높은 주가를 형성하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D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의 주가는 각각 5만9300원, 2만4950원으로 배당락일 대비 각각 9.81%, 6.62%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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