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아세안 5개국 |
[에너지경제신문 이진솔 기자] 우리나라에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지난 1일 공식 발효됐다. 세계 최대 규모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꼽히는 RCEP 발효를 바탕으로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RCEP은 인구나 교역 규모, 전세계 국가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3분이 1에 해당하는 메가 FTA다.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아세안(ASEAN) 10개국과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비아세안 국가 5개국이 참여한다. RCEP 참여 국가의 총인구는 약 23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30% 정도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개별 FTA를 맺지 않은 국가로 RCEP을 통한 간접 FTA 체결 효과도 발생하게 됐다.
RCEP 협정문은 상품,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등 20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우리나라가 RCEP 회원국에 수출하는 규모는 전체 수출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아세안 10개국은 RCEP을 통해 우리나라에 상품시장을 추가 개방했다.
상품 무역에서 관세 철폐율은 한·아세안 간은 국가별로 91.9~94.5%, 한·일 간은 83%, 한국과 중국·호주·뉴질랜드 간은 91% 등이다.
서비스 무역에서는 내국민·최혜국 대우, 아세안의 문화 콘텐츠·유통 분야 개방 등이 담겨 있다. 이밖에 원산지 규정은 15개국에 대한 원산지 기준이 통합돼 원산지 증명 및 신고 절차도 간소화된다.
RCEP가 발효되면서 상품 수출이 확대되고 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분야까지 해외 진출을 위한 통로가 넓어질 전망이다. 일본은 플라스틱·합성수지, 중국은 의료기기·영상기기 부품, 베트남은 자동차부품·철강, 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은 문화콘텐츠 및 유통 분야에서 우리 기업이 수혜를 볼 것으로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미 우리와 FTA를 체결한 중국의 경우 의료기기, 영상기기 부품, 반도체 제조용 부품 등의 품목이 수혜를 볼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베트남은 자동차 부품, 기계류, 일부 철강 품목에 대한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정부는 원활한 이행을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는 등 준비 작업을 마쳤다. 우리 기업 FTA 활용도를 높이고자 관세율 및 원산지 정보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으며, 전국 지역세관 내 활용지원센터를 설치하고 FTA 해외활용 지원센터도 확충했다.
한편, 일본 정부는 우리나라에서의 RCEP 발효를 계기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후쿠시마(福島) 제1 원전 폭발사고 후 이어진 한국 정부의 일본산 식품수입 규제가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지난 1일 오후 정례 기자회견에서 1월부터 일본을 포함한 10개국에서 먼저 발효된 RCEP이 이날 한국에서도 발효됐다며 "우리나라(일본)와 지역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산 식품에 대한 수입 규제 철폐는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동일본대지진 후에 한국이 일본산 식품에 적용하는 수입 규제를 조기에 철폐하라고 계속 강하게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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