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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니의 食生食死] 가성비냐 가심비냐…고물가에 소비자 선택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20 10:35

소비자물가 상승률 5개월 연속 3%…외식 부담↑



신세계푸드·메가커피 등 가성비 내세워 수요잡기



고든램지 버거, 최고 14만원에도 팔려 '가치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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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10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노브랜드 피자’ 대치점에서 모델들이 대표 피자 메뉴들을 소개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밥상과 외식 구분 없이 물가가 치솟고 있다. 이 같은 고(高)물가 추세에 식음료업계는 ‘가성비·가심비’ 전략을 내세워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가성비(價性比)는 ‘가격 대비 성능’을 의미하는 말로 가격에 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성능이 얼마나 효용성을 지니고 있는지 나타낸다면, 가심비(價心比)는 소비자가 비싼 값을 치루더라도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형태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다만, 두 전략 모두 ‘사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수요 잡기’라는 점에서 동일하다.

20일 통계청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3.2%를 기록하며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갔다. 이후 5개월 연속 3%대의 고물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지난 2월 6.2%를 기록해 2008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유가 상승과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라 수입 곡물 가격도 인상되면서 물가 상승세로 이어진 탓이다. 이처럼 물가가 오르면서 소비자 부담도 커지자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높은 만족감을 주는 제품으로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에 맞춰 식음료업계도 가격 거품을 뺀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최근 국내 토종 브랜드인 ‘노브랜드 피자’를 선보였다. 가성비 있는 피자를 통해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가격은 1만4900원~2만3900원으로 글로벌 피자 브랜드의 유사 메뉴 대비 약 20% 저렴하며, ‘투머치 페퍼로니’ 메뉴의 경우 타 업체 피자와 비교해 토핑도 약 30% 많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푸드가 가성비를 콘셉트로 내세운 것은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2019년 신세계푸드는 이 같은 콘셉트를 바탕으로 ‘노브랜드 버거’를 선보였다. 그 결과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론칭 2년 반만에 170호점을 개점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1월 스타벅스를 시작으로 올해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줄지어 커피값을 올리는 추세인 가운데 저가 커피로 소비자 지갑을 여는 곳도 있다.

메가커피는 아라비카 원두를 100% 사용한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판매 중이다. 착한 가격에도 깊고 진한 풍미를 자랑해 가성빅(BIG) 커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아울러 퐁 크러쉬, 메가에이드 등 시즌 메뉴도 5000원을 넘지 않아 전 연령대 고객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일부 고객들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혜자카페’, ‘가성비 카페 추천’ 등의 자발적인 후기를 작성해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자신의 가치관에 알맞은 제품을 소비하는 트렌드가 형성되면서 프리미엄을 더한 제품들도 눈에 띈다.

올해 초 국내 진출한 ‘고든램지 버거’가 그 주인공이다. 이 곳은 영국 출신 스타 셰프인 고든램지(Gordon Ramsay)가 아시아에 처음으로 연 매장으로,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 위치한 수제버거 브랜드다,

‘고든램지 버거는’ 하이엔드 버거 레스토랑을 표방할 정도로 프리미엄을 강조한다. 특히, 가장 비싼 메뉴인 1966 버거는 가격이 14만원에 이르지만, 프리오픈 기간 동안 매일 12~15개씩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가의 가격에도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은 셈이다.

고물가 행진 속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고객, 저렴한 가격에 무게를 두는 고객이 공존해 식음료업계에 양극화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는 외부 의견도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는 경제상황에도 가치소비 측면에서 고퀄리티를 지닌 프리미엄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많다"면서 "생산자, 유통업자 입장에서는 매출 상승을 위해 저가격을 내세워 소비자층을 유입해야 하고, 가치소비층도 겨냥하는 투 트랙 전략을 펼칠 수밖에 없는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소비 양극화 현상은 2030 MZ세대를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여기에 더해 보다 합리적·절약형 소비를 하는 중장년 세대도 경제적 안정감을 기반으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원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inaho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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