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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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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속 지방 청약시장은 양극화…대구·울산 초기분양률 역대 최저 vs. 대전·부산·세종 ‘완판행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02 13:54

전반적인 주택 경기 침체속에 청약 시장도 양극화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규제 해제에도 효과 미미



정부, 연내 추가 규제 완화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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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울산 등 일부 지방 부동산 경기가 규제 해제에도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장원석 기자] 전반적인 주택경기 침체 속에 지방 청약 시장도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부산, 대전, 세종은 어려움 속에도 청약 시장이 선방하고 있지만 대구와 울산 등은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정부가 일부 지역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 일부를 해제했지만 효과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추가 규제 해제 카드까지 만지작 거리고 있다.



◇ 서울·부산·대전·세종 초기분양률 100%…대구·울산 ‘침체’

2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민간아파트의 초기분양률은 87.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분기와 동일한 수치지만, 1년 전인 지난해 2분기 98.3%와 비교해서는 10.6%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초기분양률은 아파트 분양 초기(분양보증서 발급일 3개월 초과∼6개월 이하) 시점의 총 분양 가구 대비 계약 체결 가구 비율을 의미한다.

권역별로 보면 지난 2분기 수도권(서울·경기·인천)과 지방 5대 광역시(대전·대구·울산·부산·광주) 및 세종시의 초기분양률은 각각 96.9%, 66.8%로 전분기의 100.0%, 76.3% 대비 소폭 떨어졌다.

반면 8개도(강원·충북·충남·전북·전남·경북·경남·제주)는 이 기간 81.6%에서 85.0%로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수도권(-2.9%p), 5대 광역시 및 세종시(-32.2%p), 8개도(-11.1%p)의 초기분양률은 일제히 하락했다.

HUG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압박, 공공·민간분양 사전청약 물량 공급 등으로 분양 시장에서 지역·입지별 양극화는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올해 2분기 서울, 부산, 대전, 세종, 전북은 초기분양률은 100.0%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대구와 울산의 초기분양률은 각각 18.0%, 35.4%로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양극화가 심해진 모습이다.



◇ 대구·울산 주택 경기 ‘심각’…대구·전남 ‘미분양 관리지역’ 지정

지방 부동산 경기를 살펴보면 가장 문제가 되는 곳은 역시 대구다. 정부는 지난달 5일부터 대구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하고, 동구·서구·남구·북구·중구·달서구와 달성군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풀었으나, 대구의 분양 시장은 좀처럼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앞으로 회복 속도도 더딜 것으로 예측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구 주택시장이 위축되고 주춤한지는 기간이 오래됐다. 작년 하반기 이후에는 분양시장이 많이 가라앉은 상태인데, 기간이 다른 지역보다 길었다"며 "기존의 미분양 물량들이 타지역에 비해 많이 적체가 돼 있는 상태인지라 이들 미분양이 팔리기 전까지는 당분간 시장의 회복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울산 주택 경기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은 청약 경쟁률 급락, 미분양 급증으로 남구 등이 국토부에 조정대상지역 해제를 공식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시장 상황 악화가 계속되자 주민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다.

권 연구원은 "울산은 이미 규제가 해제돼도 무방할 정도의 요건을 갖추고 있다"며 "정부에서는 당장 한꺼번에 규제를 해제하면 그것으로 인해 집값이 꿈틀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남겨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지방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쌓이고 분양이 점점 어려워지는 형국에 도달하자 정부도 규제지역 추가 해제 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전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최근 규제지역 해제 효과가 미흡했다고 인정하면서 "연내 규제지역의 추가 해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직후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는 곳도 나올 정도로 시장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HUG는 지난달 29일 대구 중·동·남·달서구와 전남 광양시를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모두 지난달 5일부터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지역들로 이달 5일부터 관리지역 적용이 시작된다. 미분양관리지역은 기존 울주군, 평창군, 경주시, 포항시 등 4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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