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의 끝자락인 듯 하지만,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말까지는 기온이 30도에 육박하고 종종 비 소식도 이어질 예정입니다. 여름 연휴에 비까지 오니 불쾌지수로 벌써부터 지치는 기분입니다.
이럴 때는 뜨끈한 보양식이 여느 때보다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번 연휴, 전통적 보양식 강자들과 스트레스를 떨쳐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익숙한 것 가운데 아주 특별한 고전 보양식 전문점 3곳을 소개합니다.
△ *면이바다
▲20층 스카이라운지에서 민어회와 코스를 즐길 수 있는 *면이바다. (사진= jimin_r 인스타그램) |
한자로 ‘백성 민(民)’에 ‘고기 어(魚)’자를 쓰지만 이름과는 다르게 예전부터 지금까지 귀히 여겨지는 생선입니다. "복더위에 민어찜은 일품, 도미찜은 이품, 보신탕은 삼품"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 입니다.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는 제사상에 오르는 고급 어종이라고 합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에 위치한 *면이바다는 바다를 주제로 한 공간에서 호텔 20층 스카이라운지 뷰를 즐기며 제철 해산물을 맛볼 수 있는 해산물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민어를 제대로 요리하는 집을 찾기가 쉽지 않은 서울 인근에서 민어를 이용한 다양한 요리를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 특장점입니다.
또 여타 민어집들과는 다르게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에서 보양식을 즐긴다는 것도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옵니다.
각종 소스, 기본찬 그리고 다양한 부위가 제공되는 민어회가 코스의 서막을 열어줍니다.
숙성이 잘 된 민어회를 각종 소스 및 채소와 곁들여 먹으면 찰진 식감과 특유의 감칠맛이 입안에서 어우러져 탄성이 나오게 합니다.
또 특수부위라고 할 수 있는 민어 껍질과 부레는 왜 사람들이 그토록 민어를 찾는지 느끼게 해줍니다.
쫄깃한 민어 껍질은 오랫동안 꼭꼭 씹으면 고소함이 입안에 퍼지면서 미소 짓게 해줍니다.
가장 인기가 많은 민어 부레를 입에 넣고 씹으면 고소함이 입안에 가득 퍼집니다. 부레는 쫀득하면서 막이 느껴지는 식감이 독특합니다.
회를 충분히 즐기고 나면 나오는 민어전은 평소 흔하게 먹던 동태전, 대구전과는 다른 차원의 고급스러움을 보여줍니다.
마지막 화룡점정을 찍는 음식은 민어지리입니다.
민어지리는 지리 중에 최고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설렁탕이 연상될 정도로 뽀얀 국물을 들이켜고나면 몸에서 열이 올라오면서 ‘이열치열이 이런 것’이라는 기분이 들게 합니다. 올 여름 폭염쯤은 아무것도 아닐 것만 같습니다.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을 원하신다면 조개와 무를 풍부하게 넣고 끓여낸 민어탕을 추천합니다.
△ *려삼계탕
▲산삼배양근과 전복을 추가해서 즐기는 삼계탕의 원조 *려삼계탕. (사진=geniusjw_official 인스타그램) |
삼계탕은 한국 전통 음식과도 같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역사는 의외로 길지 않습니다.
그 시초는 일제강점기 시절 서울의 양반들이 백숙에 인삼가루를 넣어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계탕이라는 이름은 1960년대 비로소 불리게 됐습니다.
*려삼계탕은 서울미래유산에서 인증한 대한민국 최초의 삼계탕 전문점입니다. 1960년 개업한 이 가게는 2대째 60년이 넘게 영업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닭 안에 들어있는 재료들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닭다리를 ‘X‘자로 꼬는 조리법과 삼계탕용 뚝배기 또한 이곳에서 처음을 개발됐다고 합니다.
*려삼계탕은 미식 안내 책자인 미쉐린 가이드에 2017년부터 6년 연속 선정되는 등 최근까지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려삼계탕에서는 웅추를 사용한 일반 삼계탕과 오골계를 사용한 오골계탕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웅추란 부화한지 50~55일 정도 된 수탉을 의미합니다. *려삼계탕에서는 49일 된 웅추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웅추는 20~25일가량 단기 사육해 출하시키는 일반 삼계용 닭에 비해 육질이 쫄깃하고 영양소가 더욱 풍부합니다.
오골계를 사용한 오골계탕 역시 *려삼계탕의 대표 메뉴로 꼽힙니다.
오골계는 닭 품종의 하나로 한자로 ‘까마귀 오(烏)’ 자에 ‘뼈 골(骨)’자를 써서, 뼈가 까마귀처럼 검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오골계는 한방에서 골수에서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며 혈액순환에도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대표적 보양식 식재료입니다.
여기에 보양에 좋다고 알려진 전복과 산삼배양근까지 추가할 수 있으니 실로 금상첨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려삼계탕에서 오랜 역사와 원조의 맛을 느껴본다면 기억에 남는 말복이 될 것입니다.
△ *두골
▲각종 기본찬이 함께 제공되는 *두골의 약초능이백숙. (사진=bk_byonghan 인스타그램) |
토종닭 정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들이 있지만 보통 시골에서 풀어놓고 키운 큰 닭을 토종닭이라고 합니다. 이 때문에 *두골 백숙은 성인 4명이 먹을 수 있을 만큼 양이 푸짐합니다.
백숙 주문 후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깔리는 기본찬들을 보면 이곳에 오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도토리묵무침, 더덕구이, 각종 나물 등 다른 곳에서는 돈을 내고 사 먹어야 할 음식들이 기본찬으로 제공되는데 하나하나의 맛도 일품이어서 백숙이 나오기도 전부터 침샘을 자극합니다.
*두골에는 능이, 산만삼, 더덕, 옻 등 듣기만 해도 힘이 나는 재료들을 사용한 여러 종류의 백숙이 있습니다. 때문에 방문 때마다 다른 재료를 사용한 백숙을 한 가지씩 먹어보는 것도 이곳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입니다.
토종닭의 질긴 식감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이곳의 백숙을 먹어보면 쫄깃한 식감의 매력에 빠질 것입니다.
부드러운 영계도 매력적이긴 하나 크고 쫄깃한 토종닭의 식감도 매력으로는 뒤쳐지지 않습니다.
토종닭 크기에서만 즐길 수 있는 두꺼운 껍질의 고소함, 오리 발만 한 닭발, 각종 내장은 영계를 먹을 때는 즐길 수 없는 요소들입니다.
또 토종닭을 사용한 국물은 얼마나 진하고 고소한지, 마무리 죽까지 먹고 나면 올해 더위는 거뜬할 것이라는 느낌이 온몸에 전해집니다.
*두골은 큰 토종닭을 사용하는 만큼 기다리지 않기 위해선 방문 30분 전 미리 전화 주문을 해야 합니다. 토종닭으로 만든 매콤한 볶음탕도 별미이니 드셔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