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대노총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 관계자들이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인근에서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
29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이 구성한 ‘공공부문 공동대책위원회’는 다음날인 30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공공기관 민영화·구조조정 저지와 공공기관 공공성 강화 촉구를 위한 집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공공부문 공동대책위는 민주노총 소속 공공운수노조와 보건의료노조, 한국노총 소속 공공노련, 공공연맹, 금융노조 등 5개 산별노조·연맹으로 구성됐다.
민주노총 관계자는 "지난 16일 공동대책위 구성 이후 용산 대통령집무실 인근 등에서 피켓 시위 등을 이어왔다"며 "30일 양대노총 지도부를 중심으로 1000여명이 모여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양대 노총은 정부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철회하지 않으면 9월부터는 지도부 외에 조합원까지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양대 노총은 기획재정부가 지난 7월 29일 발표한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이 △공공기관 기능축소와 필수공공서비스 민영화 △정원감축으로 청년일자리 감소 △공공노동자 임금 삭감 △임금체계 개악과 복리후생 축소 등을 강제하는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기재부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비 핵심 업무와 유사·중복 기능 통폐합·축소 △2023년도 공공기관 정원 원칙적 감축 △경상경비와 업무추진비 대폭 절감 △불요불급한 자산 적극 매각 △사내대출·자녀 학자금 등 과도한 복리후생 적정 수준으로 축소·정비 등의 방침을 발표했다.
이어서 기재부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350개 각 공공기관이 자체적으로 혁신 계획을 수립해 이달 말까지 각 주무부처를 거쳐 기재부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각 공공기관들은 ‘폭풍전야’의 긴장감에 휩싸여 있다. 익명의 한 공공기관 혁신 계획 수립 담당자는 "기재부에 제출할 혁신 계획은 이미 다 완성했다.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말했다.
기재부에 제출할 혁신 계획은 노조와 협의를 거쳐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향후 혁신 계획 내용이 공개되면 노조의 반발 수위를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노조측이 민영화 저지, 공공성 강화 등의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정원감축, 임금삭감, 복리후생 축소 등에 민감해 하고 있다"며 "특히 직무급제 도입은 연차가 높은 직원들 사이에 반발이 심한데 이들이 노조 지도부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 향후 노조의 반발 수위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부처간 형평성 문제도 향후 논란이 될 여지가 있다. 각 공공기관이 제출하는 혁신 계획은 먼저 해당 주무부처가 수령해 검토를 거친 후 주무부처가 기재부에 제출하기 때문이다.
다른 익명의 공공기관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의 경우 원희룡 장관의 의지가 워낙 강해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들이 제출하는 자체 혁신 계획들이 국토부 선에서 퇴짜를 맞을 가능성이 크지만 다른 부처들은 국토부와는 분위기가 달라 공공기관들의 ‘허리띠 졸라매기’의 강도가 부처마다 달라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