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전경. 연합뉴스 |
31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7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7월까지 집계된 주택 매매거래량은 34만9860건으로 전년 동기 64만8260건 대비 46%가 감소했다.
특히 수도권은 7월 누계 거래량이 14만565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6.1% 감소하는 등 감소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20만9295건)은 36.2% 줄었다.
7월 한 달만 보면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총 3만9600건으로 집계됐다. 전월(5만304건)보다 21.3% 감소했으며 전년 동월(8만8937건) 대비 55.5% 감소하는 등 반토막 났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은 1만6734건이, 지방은 20만9295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0.2%, 51.2% 감소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초였던 1, 2월에도 거래절벽이라고 걱정하는 분위기였는데 지나고 보니 7, 8월이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곧 가을 이사철이 다가오지만 시장에 호재가 없는 한 거래절벽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거래절벽 심화는 청약시장 한파로 이어졌다. 주택 거래량이 감소하는 반면 미분양은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3만1284가구로 집계됐다. 전월(2만7910가구)보다 12.1%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방의 미분양주택이 빠르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2만6755가구로 전월(2만3454가구) 대비 14.1% 증가했다. 수도권은 4529가구로 전월 대비 1.6% 증가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7388가구로 전월(7130가구)대비 3.6% 증가했다. 다 지은 이후에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9일 공급한 경기 평택시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는 816가구 일반 모집에 431가구가 미달됐고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BL)’는 953가구 모집에 352가구만 접수하는 등 미분양됐다.
경기 안성시 공도읍 ‘라포르테 공도’는 지난 24일과 25일 양일간 진행한 청약에서 일반 980가구 모집에 38가구만 접수됐다. 전체 공급물량의 96%가 미달 물량으로 남았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는 지난 29일 여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2개 주택형에서 또 다시 미달이 발생했다.
청약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면서 청약통장 가입자 수도 지난달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전국 주택청약종합저축 전체 가입자 수는 2701만9253명으로 전월(2703만1911명) 대비 1만2658명이 줄어들었다. 지난 2009년 통합형 주택청약종합저축이 출시된 이후 전국 단위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청약 가입자 수가 감소한 것은 청약 인기가 시들해진데다 고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청약통장을 해지하고 예·적금으로 갈아타는 경우도 일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점치고 있다.
분양 시장 상황이 이렇다보니 모객 과정에서 명품백 등을 제공하는 경품 마케팅을 펼치거나 미분양 단지에서는 분양가를 할인해주기도 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요 위축 현상이 짙어진 점이 거래절벽, 미분양 증가 등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고 올해부터 적용된 DSR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집값 고점 인식 등이 주요 원인"이라며 "한동안 거래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고 청약시장에서도 수요자들이 선별적으로 옥석 가리기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입지가 떨어지거나 미분양이 누적된 지역은 청약 시장 침체 흐름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