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연합뉴스 |
4일 업계에 따르면, 폭염·집중호우 등 이상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배추와 오이 등 채소류 가격이 올랐고, 신선야채 부재료 비용 증가를 반영한 외식 비용마저 크게 증가한 상태다.
여기에 라면·조미료·음료·육가공품 등 식품 제조 가격까지 국제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가격이 올랐거나 추석을 전후해 줄줄이 상승 압박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물가 고공행진이 생필품 물가 상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공공요금인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이 지난 5월, 7월에 이어 오는 10월 또다시 추가인상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정부가 공공부문 임금 삭감 추진, 민간부문 임금 동결 움직임을 유도하고 있고, 내년 최저임금도 소폭인상에 그쳐 민간의 시장구매력이 전반적으로 저하 또는 정체된 상황에서 민간지출 요소가 커지고 있어 서민과 중산층의 살림살이가 더욱 팍팍해질 전망이다.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8.62(2020년=100)로 작년 같은 달보다 5.7% 상승했다.
국제유가 하락 영향으로 석유류 오름폭은 둔화했지만 배추(78.0%), 오이(69.2%) 파(48.9%) 등 채소류가 큰 폭으로 올랐다.
외식비 상승률은 8.8%로 1992년 10월(8.8%) 이후 3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 프랜차이즈와 음식점들이 계속해서 주요 메뉴의 가격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지난달 25일부터 68개 메뉴의 가격을 평균 4.8% 인상했다. 지난 2월에도 가격을 평균 2.8% 올린 데 이어 6개월 만에 또다시 가격을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대표 메뉴인 ‘빅맥’은 4600원에서 4900원으로, ‘더블 불고기 버거’는 4400원에서 4500원으로 각각 올랐다. 디저트와 음료, 스낵류 등의 가격도 100∼400원 인상됐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라면 가격도 오른다.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라면 26개 제품에 대한 출고 가격을 평균 11.3% 인상할 방침이다. 지난해 8월 이후 약 1년 만에 또다시 제품 가격을 올리는 셈이다.
요구르트·베지밀 등 음료 가격도 오른다. hy는 지난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야쿠르트 라이트 가격을 200원에서 220원으로 10% 인상했다. 정식품은 베지밀 스위트병을 종전가격 대비 20% 인상한 1600원에 판매한다.
▲시장을 찾은 소비자가 장을 보고 있다. |
이와 동시에 전기·가스·택시 등 공공요금도 줄지어 인상될 예정이어서 서민 가계가 느끼는 압박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올들어 지난 4월과 7월에 두 차례 인상됐던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은 오는 10월에 또다시 동반 인상된다.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를 비싸게 수입해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하면서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의 손실 부담이 큰 폭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가스공사 등은 올해 10월 이후 도시가스 요금을 올리기로 하고 인상 폭에 대해 논의 중이다.
도시가스 요금은 발전 원료인 LNG의 수입단가인 원료비(기준원료비+정산단가)와 도소매 공급업자의 공급 비용 및 투자 보수를 합한 도소매 공급비로 구성된다.
앞서 기재부와 산업부, 가스공사는 0원이었던 정산단가를 올해 5월에 MJ(메가줄·가스 사용 열량 단위)당 1.23원, 7월에 1.9원, 10월에 2.3원으로 각각 인상하기로 지난해 말 결정했다.
택시 기본요금도 3년여 만에 20% 이상 오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최근 서울의 중형택시 기본요금을 현행 3800원에서 4800원으로 1000원 인상하는 내용을 담은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조정계획(안) 의견청취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이에 서울시는 이달 5일 공청회를 열어 요금 조정안의 세부 내용을 공개하고 관련 업계와 전문가,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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