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우주기술 강국’ 꿈 이루려면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
지난 6월 21일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2차 발사에 성공했다. 이로써 한국은 미국, 일본, 러시아 등과 함께 세계 7번째로 무게 1t이상의 인공위성과 우주선을 자력으로 쏘아 올릴 수 있는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게 됐다. 누리호는 지난 2010년부터 1조 9572억 원을 들여 국내 연구진이 순수 개발한 로켓으로, 지난 6월 발사에서는 지난해 10월 1차 발사 때와 달리 180kg 급 성능 검증 위성과 1.3톤의 더미 위성을 실었다.
정부가 미국 NASA(National Aeronautics and Space Administration: 항공우주국)를 모델로 우주항공청을 신설하는 등 우리나라의 항공우주산업이 본격 추진된다. 한편 민간 우주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관련 법 개정안이 12월 11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우주개발진흥법 및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시행된 것이다. 주먹구구식 사업 추진에서 벗어나 계약방식, 기술이전 등을 법으로 규정해 우주경제 실현을 촉진하기 위해서다.
윤석열 대통령은 11월 28일 우주항공청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우주경제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꽂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선포식’에서 우주경제 시대에 대한민국이 ‘우주경제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2045년까지의 정책 방향을 담은 로드맵을 발표했다.
2023년 말 출범할 우주항공청은 우주항공정책을 수립하고 연구개발과 기술확보를 주도할 것이라고 한다. 전문가 중심, 프로젝트 중심으로 구성해서 우주항공산업 육성과 외교·국제협력을 아우르고 대한민국을 ‘우주경제 강국’으로 만드는 중추 역할을 수행해 나가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직접 국가우주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우주경제의 시대를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은 5년 안에 달을 향해 날아갈 수 있는 발사체의 엔진을 개발하고, 10년 후인 2032년에는 달에 착륙하여 자원 채굴을 시작할 계획이다. 2045년에는 화성에 태극기를 꽂으려고 한다. 하나하나 이뤄나가는 과정에서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을 개발할 것이고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가려 한다. 이를 위해 5년 내에 우주개발 예산을 2배로 늘리고, 2045년까지 최소 100조 이상의 투자를 이끌어 내려 한다. 공공기관이 보유한 우주기술을 민간에 이전하고, 세계 시장을 선도할 민간우주기업이 나올 수 있도록 전용펀드를 만들어서 지원한다.
개정된 우주개발진흥법은 우주개발 기반시설 민간개방 확대, 우주개발 사업에 계약방식 도입, 우주신기술 지정 및 기술이전 촉진, 우주분야 인력양성 및 창업촉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6월 10일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11월 29일 국무회의에서는 관련 시행령이 의결됐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보다 30∼40년 늦게 우주 개발에 나섰지만, 단기간 내 놀랍게 성장해 현재 세계 7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게 됐다. 민간 우주여행이 시작됐고,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가 재개됐으며, 화성 등 더 먼 우주를 향한 발걸음도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우주는 더 이상 개척의 대상이 아니라 개발의 대상이 됐다.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자원·식량 안보, 재난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우주 기술은 필수적이다.
우주항공청이라고 정부조직을 새로 만든다고 해서 만사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고, 해결해야 난제가 산적해 있다. 정부조직 구성보다 앞서 우주개발에 대한 명확한 철학과 비전이 먼저인데, 우리나라는 이게 부족한 게 더 큰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또한 우주항공산업 관련 공공기관과 군(공군)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하는 문제, 공공기관·군·민간의 역할 분담도 잘 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