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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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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산업부 ‘수출 플러스’ 정책에 거는 기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17 10:04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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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60조원의 무역금융 지원을 포함,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대적인 산업 대전환 정책으로 내놨다. 특히 중견.중소기업에 수출을 위해 제품 선적 전 수출 신용보증 한도 400억원, 선적 후 수출 채권 매입 보증 한도 1000만 달러로 기존 보다 2배 확대하고 환율변동 보험의 보험률 할인율을 40%로 높여 수출을 견인키로 했다. 때마침, 이창양 산업부장관이 지난 5일 인천 계양구의 와이지-원 공장을 찾아 수출현장의 어려움을 듣고 현장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했다. 와이지-원은 세계 75개국으로 절삭공구를 수출하는 대표적 소재.부품.장비(소부장)기업이다. 2021년 기준 매출의 80%를 수출하는 중견기업이다.

산업부가 글로벌 경기 침체속에서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6800억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 달성에 도전하는 것은 매우 공격적이다. 올해도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어려움이 있지만 실물경제 활력에 총력을 다해 이른바 ‘수출 플러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제시는 그 만큼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엿보인다. 이를 위해 산업부는 민간 기업에 대해 10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지원하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역대 최대 수준인 300억 달러 이상을 유치해 민간주도 성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한국경제연구원(KDI)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이 내놓은 전망은 올해 우리나라 수출은 4.5% 역성장이 예상 되지만 무역금융과 인센티브 지원, 수출 다변화, 유망산업 수출 등을 잘 추진하면 충분히 극복하고 계획대로 목표를 이뤄낼 수 있다. 특히 수출시장 다변화를 위해 베트남, 필리핀, 칠레 등 신흥시장과 자원부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에 무역보험을 우대해 주고 지사 설립을 확대하는 등 시장별 맞춤형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산업부가 우리의 강점인 원전과 방위산업, 해외 플랜트 등 3대 유망 분야를 수출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은 잘한 정책이다.

무엇보다 수출과 함께 투자도 플러스 성장할 수 있도록 기업들에게 100조원 규모의 설비투자 프로젝트는 계획대로만 진행되면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더욱이 기업의 설비투자 증가분에 대한 세액 공제율도 최대 3~4%대에서 10%로 크게 확대하는 것은 기업으로서는 큰 힘이 될 것이다. 또한 산업기술 연구개발(R&D)에도 5조6000억원을 지원해 민간이 R&D 투자를 늘리도록 유도하겠다는 정책 역시 모처럼 보기 드문 기업 지원 정책이다. 특히 반도체, 2차전지, 미래 모빌리티 등 11가지 산업의 초격차 프로젝트에 R&D 지원 예산 70% 이상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침체된 기업 투자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한다고 봐야 한다.

산업부는 최근 산업계의 우려가 큰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를 위해 에너지 안보를 더욱 강화하고 에너지 시스템의 구조적 모순을 혁신하는데 집중키로 했다. 원전 생태계를 다시 복원하기 위해 신한울 3·4호기 건설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고 원전 일감으로 3조 5000억원을 공급하는 정책은 침체된 원전산업을 정상화 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산업부가 또하나의 역점을 두는 에너지 시스템 구조 혁신은 에너지 요금을 시장원리에 맞게 단계적으로 정상화하고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구조로 전환을 위해 공장에 에너지관리 시스템 보급도 확대키로 하는 것이다. 또한 전력시장에 실시간. 가격입찰 방식 도입을 위한 시범사업을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시행하기로 했는데 이는 발전사끼리 가격 경쟁을 통해 전기 공급가격하락을 유도하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산업부의 세밀한 정책도 올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출 투자와 자국 우선주의 확대, 에너지 위기, 원자재 공급망 위기 등이 지속적으로 실물 경제의 어려움을 가중 시킬 전망이다. 따라서 정부도 올해는 경제위기 집중 대응과 위기 이후 미래 준비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조업 강국이다. 제조업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이 성장하지 않으면 안된다. 소부장 산업이 발전해야 수출 동력도 살아날 수 있다. 기업의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안정적 원자재 공급이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공급망 확보가 중요하다. 아울러 지금처럼 경제가 어려운 때 일수록 기술과 인재 양성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 투자는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사는 것이다. 신차 개발이나 반도체 팹을 건설하는데는 최소 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지금 투자해야 몇 년 뒤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

오늘날 세계 시장을 누비는 우리 제품은 모두 이런 투자에 대한 결과물이다. 원자재 없이 제품을 만들 수 없듯이 원자재 공급망 확보는 단순히 비축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해외 자원개발을 통해 확보도 같이 해야 한다. 자원개발은 비축의 개념도 있기 때문이다. 자원개발은 5년, 10년 길게는 20년 뒤를 내다보고 지금 뛰어 들어야 한다.

한국이 지금보다 더 성장하려면 반도체,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방위산업 등 첨단산업 뿐만 아니라 기존의 뿌리산업 육성도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국가가 제시하는 주요 산업이 명확해야 한다. 지금은 반도체, 배터리, 재생에너지, 방위산업, 우주항공 등 너무 많은 산업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이들 모두가 미래 먹거리이지만 이럴때 일수록 선택과 집중을 잘 해야 한다.

둘째,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초격차 기술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 일본의 경우 희토류를 통해 영구자석이라는 독자적 기술을 확보하므로써 아직도 이 분야에선 세계적 기술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셋째, 산업에 필요한 원료만은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한다. 광물 가격의 상승과 하락을 분석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안정적 공급이 더 중요하다.

산업부가 리튬·니켈·희토류 등 10대 전략 광물을 정부 차원에서 특별 관리키로 하고 해외 자원개발에 대해 세제 지원 등을 확대키로 한 것은 잘 한 전략이다. 산업부가 모처럼 실현 가능한 정책과 전략을 세운 만큼 이제는 실행하는데 초점을 맞춰 성과를 내야 한다. 올해는 산업부가 보다 역동적이고 활력 있게 일해 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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