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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적자' 토스·카카오페이증권, 올해도 'MTS 강화' 몰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2.21 08:50

영업비용 및 증시 부진이 적자 원인

위탁매매 점유율도 낮아



MTS 이용자 수 증가세 긍정적

해외주식 거래는 강점



토스·카카오 "브로커리지 강화 계속"

'서학개미' 확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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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카카오페이증권.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핀테크 증권사’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이 3년 연속 순손실을 기록했다. 영업비용 확대와 더불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중심 주식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유일한 수익원이라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단 이용자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고, 올해 증시 거래대금 회복도 기대되며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의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 중심 MTS 강화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토스증권의 연간 순손실은 324억원, 카카오페이증권은 480억원으로 각각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단 토스증권은 전년(-784억원) 대비 손실 폭을 절반 이상 축소한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전년(-170억원) 대비 적자 규모가 커졌다.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의 실적 부진은 브로커리지 수수료에 편중된 수익구조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증시 거래대금 규모가 급감한 것이 큰 악재가 됐다. 특히 두 증권사의 리테일 서비스가 소액 투자자 위주 MTS 플랫폼에 한정돼 업계에서 특별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작년도 증권사 수탁수수료 수익은 키움증권(6499억원), 미래에셋증권(5091억원), 삼성증권(4244억원) 순으로 많았는데, 토스증권은 450억원으로 업계 25위에 그쳤다. 카카오페이증권은 28억원으로 48위였다.

이외에도 양사의 영업비용이 모두 전년 대비 커진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법인 대상 홀세일 영업도 진행하고 있지만, 작년 부동산 시장 침체 및 영업인력의 집단 이직으로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단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도 섣부른 수익 다각화보다 MTS 중심 브로커리지 역량 강화를 계속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MTS 플랫폼 운영 초기 단계고, 고객을 끌어모으기 위해 각종 수수료 할인·면제 이벤트도 있던 만큼 수탁수수료 수익 규모가 작을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자기자본 규모도 두 증권사 총합 4000억원을 밑돌 정도로 턱없이 작아, 경쟁사와 수탁수수료를 동등하게 비교하거나 수익 다각화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의 MTS 이용자 수가 뚜렷하게 증가한 점도 긍정적이다. 토스증권은 최근 MTS 월간활성이용자 수(MAU) 200만명 이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지난해 11월 말 209만명으로 업계 1위였던 KB증권 ‘M-able(마블)’에 근접한다. 카카오페이증권의 MTS MAU도 작년 4분기에만 약 52%가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증시가 작년 대비 나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MTS만으로도 충분히 실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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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왼쪽), 카카오페이증권(오른쪽) MTS 화면. 사진=앱 화면 캡쳐.


특히 두 증권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서학개미’다. 해외주식 거래를 지원하는 27개 증권사 가운데 토스증권의 작년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규모는 380억원으로 업계 8위였다. 이는 토스증권의 수탁수수료 수익 중 약 84%를 차지한 것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는 22억원으로 업계 15위였으며, 총 수탁수수료 중 약 79%였다.

이에 토스·카카오페이증권은 최근 신규 서학개미를 확보하기 위한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토스증권은 이달 13일부터 미국 주식 거래시간을 확대, 오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14일부터 미국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율을 업계 최저 수준인 0.05%로 인하했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브로커리지 외의 영역으로 무리한 확장보다는 모바일 투자 경험을 계속해서 혁신해 나가는 것이 여전히 토스증권의 최우선 순위"라며 "초보 투자자부터 전문 투자자까지 투자자들의 니즈는 각기 다르기에 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정보, 매매 기능, 상품 및 서비스들을 개발 및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서비스 이용에 대한 사용자 접근성을 높이고, 주식 투자가 일상생활에서 더 쉽고 편하게 접하는 투자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해 갈 것"이라며 "동시에 리테일과 홀세일의 시너지에 기반한 사업영역 확장을 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 업계에서는 여전히 토스·카카오페이증권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존재한다. 소액 투자자 편의에 역량이 집중된 양사의 MTS는 향후 신규 고객층을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MTS 고객은 기존에 이용하던 플랫폼에서 쉽게 이전하지 않으려는 성격이 있다"며 "경쟁사 MTS는 자산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탑재됐지만, 핀테크증권사의 플랫폼은 지나치게 단순화돼 있어 ‘주린이(초보 주식투자자)’ 딱지를 뗀 투자자는 타사로 눈길을 돌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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