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홍익표(서울 중구 성동갑)·안규백(서울 동대문갑)·이원욱(경기 화성시 을)·박광온(경기 수원시 정). 국회 |
현 주호영 국민의힘,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4월 임시국회를 마무리한 뒤 동반 사퇴할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의 이번 새 원내 지도부 구성은 내년 총선을 1년 안팎 앞두고 이뤄진다.
이에 따라 여야는 앞으로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각각 구체적인 개혁 성과를 놓고 격돌할 수 밖에 없다.
특히 국민의힘은 오는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2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추진될 각종 국정개혁들을 든든하게 뒷받침해야 한다.
반대로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을 감시하고 견제하면서 민생 개혁 등에서 대안정당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여야 원내대표 선거 주자로 자천타천 거론되는 각 당 의원들을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차기 원내대표 자리를 겨냥한 후보들의 전초전이 서서히 펼쳐지고 있다.
특히 오는 5월로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가 당 지지율 제고, 여야 민생 협치 등의 명분으로 4월로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후보들의 본격적인 행보가 주목된다.
당 내부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둘러싼 내홍이 지속되면서 이 대표의 사퇴에 따른 지도부 공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잘 수습해 내년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새 원내대표 무게감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새 원내대표는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거대 야당의 원내 사령탑으로서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입장이다.
특히 이 대표의 잇따른 법원 출석으로 인해 당무에 차질이 생기면 새 원내대표가 이 대표의 직무를 대행할 수밖에 없다.
이 대표가 사퇴할 경우에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비대위 전환 과정에서 새 원내대표의 리더십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새 원내대표 후보 군으로는 ‘범이재명’(범명)계 4선 안규백(서울동대문갑)·3선 홍익표(서울중구성동갑)·윤관석(인천남동을), ‘비이재명’(비명)계 3선 이원욱 의원(경기 화성을), ‘친문재인’(친문)계 3선 박광온 의원(경기 수원정) 등이 자천타천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체제’ 유지를 위한 친명계 조정식 의원(경기시흥을)의 추대 가능성도 흘러나온다.
범명계를 표방한 홍익표 의원과 안규백 의원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홍익표 의원은 3선 의원으로 초선 시절 원내대변인 등을 지냈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으로도 활동했다. 당내 수석대변인과 정책위원회 의장 등을 거치기도 했다. 홍 의원은 전문성과 소통 측면에서 장점을 갖추고 있어 초·재선 원내 세력이 많은 편으로 알려져 있다. 홍 의원은 평소 친분이 두터운 이재정·이해식 의원을 통해 ‘처럼회’ 등 친명계 의원 모임에도 얼굴을 비추고 있다. 조정식·김성환·정태호 등 이해찬 계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있다는 점도 홍 의원에게 유리한 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친명계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전언도 흘러 나온다.
4선 중진인 안규백 의원은 최근 당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표심 잡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안 의원은 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제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이름을 알렸다. 이후 당내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거쳤다. 안 의원은 국회의장을 지낸 정세균 전 총리계로 알려져 있지만 친명계 의원과도 가까운 편으로 친명계와 비명계를 두루 아우르면서 원내 화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다. 안 의원은 안정적인 이미지, 균형감각, 소통능력을 내세우며 당내 많은 의원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명계에는 이원욱 의원의 출마설이 나온다. 노동운동가 출신 정세균계 인사로 분류되는 이 의원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 기획위원으로 활동했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이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 전후로 반명의 움직임을 보이며 대표적인 비명계로 꼽힌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대선 낙선 직후 도지사·성남시장을 지낸 경기도를 떠나 송영길 전 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현재 이 의원은 ‘민주당의 길’이라는 비명계 모임을 이끌며 이 대표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친문계에서는 박광온 의원은 가장 활발하게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박광온 의원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에는 일찌감치 출마를 확정하고 가장 활발하게 선거 운동을 나섰다.
박 의원은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 2014년부터 지역구 의원으로 정계에 발을 들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을 통과시키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민주당에서는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을 거쳤다. 박 의원은 당내 169명 의원 중 절반 이상의 의원들과 일대일로 만나 지지를 당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문계 의원들의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 연구원’ 소속 의원들과도 접촉면을 넓히면서 당내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를 교두보 삼아 접점을 늘리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계파 대리전 양상으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총선까지 ‘이재명 체제’를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는 의원을 찾으려는 친명계와 달리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퇴·직무정지 등 리더십 공백을 대비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우려고 한다. 다만 사퇴론에 선을 긋는 이 대표가 원내대표에 친명계를 내세워 당내의 ‘분열 차단’하려는 데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비명계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면서도 "이 대표가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게 될수록 오히려 원내대표에 자기 사람을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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