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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행성 뽑기’는 옛말...확률형 아이템 없애는 게임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3 14:40

‘확률형 게임 아이템’ 내년부터 정보 공개 의무화



국내 게임사, 확률 배제한 '패스'형 BM 도입 확대



북미유럽 시장 공략 위해 BM·플랫폼 다변화 필수

패스

▲넥슨 신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도입된 ‘레이싱 패스’.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확률형 게임 아이템 정보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국내 게임업계 수익화 전략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은 기존 확률형 아이템 위주의 비즈니스 모델(BM) 구조를 탈피해 새로운 BM 창출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10일 정식 시즌을 오픈한 넥슨의 신작 레이싱게임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프리 시즌 공개 전부터 ‘3NO’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3NO’는 NO P2W(페이 투 윈), NO 캡슐형 아이템, NO 확률을 의미한다. 대신 운이나 확률이 아이템의 획득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이용자가 미션을 수행하면 그에 따른 보상을 얻을 수 있는 패스 형태의 수익모델이 도입됐다.

패스 형태의 수익모델은 점점 국내 게임 시스템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 나가고 있다. 패스를 구입하면 일반 보상보다 더 높은 수준의 혜택을 얻는 방식이다. 넷마블이 지난해 말 에픽스토어와 스팀 플랫폼에서 얼리엑세스로 선보인 3인칭 슈팅(TPS) 진지점령(MOBA) 장르의 PC게임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도 확률 기반 BM을 배제하고 꾸미기나 패스 형식의 수익모델만 도입됐다.

엔씨소프트 역시 상반기 출시할 기대작 ‘쓰론 앤 리버티’에 글로벌 시장의 트렌드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확률형 아이템을 최소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출시된 그라비티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나로크X’, 라인게임즈의 ‘대항해시대 오리진’에도 확률형 BM 대신 패스형 BM이 도입됐다.

이러한 변화는 게임사들이 아시아권 외에 북미유럽시장으로 서비스 권역을 확장하려는 전략과 맞닿아있다. 올해 신작들이 PC·콘솔 등 멀티플랫폼으로 장르를 다변화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에 익숙한 아시아권 이용자들과 달리 북미유럽 시장 이용자들은 확률형 구조가 도입된 게임을 낯설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꼭 확률형 BM을 배제한다기보다 글로벌향 게임들은 지역별, 게임별로 BM을 다양화하고 현지화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중 게임 업계·학계 관계자로 구성된 협의체를 구성하고 확률형 게임 아이템 규제 법안 관련 시행령 개정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실효성 확보를 위한 확률 공개 범위, 해외 게임사 역차별 문제 해결이 과제로 남겨져 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들은 법제화 이전부터 이미 자율규제를 통해 확률 공개 등을 더 강화된 형태로 시행해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규제 도입으로 업계 전반에 아이템 확률 공개가 하나의 기준으로 자리 잡게 되면 이용자들이 투명한 정보를 획득한 상태에서 유료 아이템 구매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게임이 한국에서 서비스 권한을 얻으려면 확률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는 등의 추가적인 법안이 나온다면 역차별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이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선 한국 자체 개발 게임부터라도 투명하게 확률 정보를 공개하는 등 규제를 잘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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