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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 뱅크런 우려?..."SVB와 달라, 문제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3.14 16:30

인뱅, 개인 예금 중심에 채권 비중 낮아

중금리 대출 확대에 높은 연체율은 부담

손쉬운 모바일 이체…"불안요인 줄여야"

SVB

▲실리콘밸리뱅크(SVB).(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에 따라 국내 은행으로 위기가 전염될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는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건전성 등 부실 지표가 시중은행 대비 좋지 않은 데다 모바일 앱으로 거래가 이뤄지는 만큼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가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

단 인터넷은행은 SVB와 달리 개인 예금 중심으로 자산이 이뤄졌고 채권 비중도 낮아 SVB와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은행의 경우 모바일로 자금 거래를 하는 만큼 SVB 파산을 촉발시킨 디지털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SVB는 기술 벤처기업을 주요 고객으로 삼고 있는 은행인데,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스타트업들이 SVB에서 예금을 대거 인출하면서 SVB 파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SVB는 빠져나가는 예금에 대응하기 위해 보유한 국채 등 장기 채권을 팔았지만 금리 인상기에 채권 가격이 오히려 하락하며 큰 손실을 봤고, 이같은 소식에 SVB의 뱅크런이 현실화됐다. 앞서 SVB는 코로나19로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던 때 몰린 예금을 국채 등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채권에 투자했다.

이는 국내 은행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특히 국내 인터넷은행의 경우 SVB와 달리 개인 예금 중심으로 자산이 이뤄져 SVB와 같은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금융의 비중도 높지 않다. 금융감독원이 금융권 리스크를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1인당 평균 예금액은 200만원대로 나타났다. 예금자보호한도가 5000만원인 데다 자금조달이 소액으로 이뤄져 대규모 뱅크런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 금감원 분석이다.

채권 비중도 낮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국내 은행의 경우 유가증권 비중이 낮고, 대부분 예금을 대출로 활용하기 때문에 채권 손실이 작다"며 "손실이 나더라도 비중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높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어 인터넷은행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 연체율을 보면 케이뱅크의 지난해 4분기 말 연체율은 0.85%로 1분기 말(0.48%) 대비 0.37%포인트 높아졌다. 카카오뱅크는 같은 기간 0.26%에서 0.49%로 0.23%포인트 상승했다. 토스뱅크의 지난해 3분기 말 연체율은 0.30%로 1분기 말 대비 0.26%포인트 확대됐다. 중금리 대출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의 연체율 증가는 중·저신용 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라 SVB의 파산과는 성격이 다르다"며 "자산 포트폴리오도 다르기 때문에 SVB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단 인터넷은행들에서 모바일 앱을 통해 자금을 쉽게 이동할 수 있는 만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는 의견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SVB 사태 재현의 우려 때문만은 아니더라도 모바일 앱을 이용해 쉽게 자금을 뺄 수 있다는 건 취약한 부분이 될 수 있다"며 "금리 따라 자금이 쉽게 이동하거나, 카카오 먹통 사태가 발생했을 때 대규모로 자금을 인출하는 사례 등이 있었다. 고객들이 불안함을 느낄 때 자금을 쉽게 뺄 수 있기 때문에 불안 요인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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