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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효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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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티 속에 숨기고 아파트에서 키우고, 가족 나들이 캠핑장 코앞까지도 마약 위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4 17:27
강남 '마약음료' 일당 구속심사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 제조·전달책 길모 씨(뒤 검정상의)와 협박전화 번호 조작에 가담한 김모 씨(앞 회색상의)가 지난 10일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는 모습.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최근 연예계 뿐 아니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도 ‘마약 음료’가 버젓이 학생들에게 풀리면서 ‘마약과의 전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마약 유통·판매범들이 집념에 가까운 방식으로 사회 곳곳 마약을 퍼뜨리는 모양새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마약사범 검거 인원은 역대 가장 많은 1만 2387명을 기록했다. 이는 2021년 1만 626명에 비해 16.6% 급증한 수치다. 4년 전인 2018년 8107명과 비교해서도 무려 52.8% 급증했다.

마약범들은 팬티 속에 마약을 숨겨 공항 밀반입하고, 구치소에서 잠깐 나온 동안 도주해 유통하는 등 기상천외 한 방식으로 마약을 팔고 있다.

지난달 25일에는 김해공항으로 입국한 30대 2명이 사타구니에 마약을 숨겨오다가 세관에 적발됐다. 이들은 태국에서 필로폰 약 1㎏과 엑스터시 239정을 바지 안 사타구니에 붙여 들어왔다. 이틀 뒤인 지난달 27일 역시 태국에서 필로폰 약 700g을 팬티에 숨겨온 30대 1명이 세관에 적발됐다.

지난해 말에는 김해공항 최대 규모 마약이 단속되기도 했다.

당시 태국 국적 3명은 현지에서 청바지 9벌의 뒷주머니, 손가방 등에 마약을 숨긴 뒤 여행용 가방에 넣어 김해공항으로 입국하다가 세관 수하물 확인에서 적발됐다.

이들이 들여 온 마약은 야바 1만 9369정(시가 19억원 상당)이었다.

국내에서도 아파트 같은 일상적인 주거 공간 등에서 마약이 생산·유통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고교 동창인 20대 2명은 2021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서울 중랑구 주택가에 있는 한 빌라에 대형 텐트, 동결 건조기, 유압기 등을 갖춘 전문 대마 재배·생산공장을 만들어 놓고 대마를 재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의류업체를 운영한다’고 이웃 주민과 건물주를 속인 뒤 해외에서 들여온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품종 대마를 재배했다. 이렇게 수확한 대마는 동결 건조·액상 추출 등 과정을 거쳐 일반 대마보다 환각성이 3∼4배 높은 액상대마로 제조됐다.

경남 김해에서도 30대 2명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2월까지 아파트 2곳에 대마 재배 텐트 등 시설을 갖추고 대마를 재배·흡연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아파트에서는 임신 초기인 아내 등 가족도 함께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수사관 등으로 구성된 중앙지검 ‘다크웹 수사팀’은 텔레그램에 올라온 마약 판매 광고를 단서로 추적한 끝에 이들을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유통되는 마약은 일상 속 시민들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울산 한 캠핑장에서 친구사이인 30대들이 대낮에 함께 마약을 투약하고 난동을 부렸다.

이들은 투약 후 환각 상태에서 비틀거리며 고성을 지르고 자기 뺨을 때리는 등 소란을 피웠다. 맨발에 웃통을 벗은 채 비틀거리며 화단을 넘어가려다가 고꾸라지고, 아예 길바닥에 드러눕기도 했다.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도 뒷문을 연 채 운전하다가 인근 도랑에 빠뜨렸다.

당시 휴일을 맞아 캠핑장을 찾았던 가족 단위 캠핑족들은 이를 지켜보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캠핑장 측은 A씨 등이 단순 취객은 아닌 것으로 보고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서 3명 모두 검거됐다.

조사 과정에서 이들은 마약 종류로 분류되는 향정신성의약품 ‘리서직산 디에틸아마이드(LSD)’를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A씨가 앞서 해외여행 중 LSD 등을 밀반입해 B씨, C씨에게 나눠 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울산지법 형사11부(이대로 부장판사)는 이날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게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A씨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B씨와 C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마약을 들여와 일반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시설에서 투약해 죄질이 무겁다"며 "반성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 중인 점을 참작했다"고 선고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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