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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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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간 패권 경쟁화 된 원전 시장… 韓-美 원전동맹으로 돌파해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5.03 06:00

전경련, 박상길 박사 의뢰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

러시아

▲러시아의 해외 원전 협력국 현황. 자료=전경련


[에너지경제신문 이승주 기자] 원전 수출 시장이 단순 비즈니스를 넘어 진영 간 패권 경쟁 양상으로 나아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미국과 선진 원전 수출, 원전 연료 공급망 구축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일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박상길 박사(법무법인 광장 전문위원)에 의뢰한 ‘한미 원자력 민간 협력방안’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세계 원전 수출 시장에서 러시아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기준 13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 건설하는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6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러시아 원전 수출 경쟁력의 핵심에는 국영기업인 로사톰(ROSATOM)이 있다. 로사톰은 원전 건설뿐 아니라 자금 지원·우라늄 농축·운영 및 보수 등 신규 원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옵션을 ‘원스톱 패키지’로 묶어 제공한다.

중국은 3대 국영기업인 CNNC·CGN·SPIC 중심으로 원전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 원전 수출 후발주자지만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전경련

▲원전 관련 최근 미국 의회 주요 법안 발의 동향. 자료=전경련


이와 달리 미국에서 원전 수출은 대부분 민간 기업의 몫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역할은 기업이 해외에 원전을 수출할 때 핵 확산방지 기준을 충족하는지 심사하는 것에 그쳤다.

다만 최근 미국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통해 원전 사업 경쟁력을 복원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미국 의회 역시 원전 연료를 포함한 원전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 마련, 동맹국과의 원전 수출 협력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은 선진 원전 개발 및 수출을 통한 원전 산업 경쟁력 복원을 노린다. 예컨데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신규원전도입국에 SMR 도입을 위한 초기 기반 구축을 지원하는 ‘퍼스트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또한 SMR의 연료로 쓰이는 ‘핼리우(HALEU)’의 안정적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인식, 자국 내 생산능력 강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를 두고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원전 시공 및 운영 분야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컨드’와 같은 프로그램을 개발해 미국 주도의 퍼스트 프로그램과 보완적으로 운영하거나, 미국 내 대규모 핼리우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투자 또는 EPC 형태로 우리 기업이 참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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