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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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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는 ‘동결’, 유럽은 ‘인상’, 中·日은 ‘금융완화’…글로벌 중앙은행 ‘각자도생’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6.20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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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AFP/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디커플링(탈동조화)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세계 화두로 떠올랐지만 최근들어 각국 경제 상황이 서로 다른 양상을 보이기 시작해서다.

19일(현지시간) CNBC는 "매파적 동결에 이어 금리인상, 그리고 비둘기파적 기조 등 세계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에 대해 서로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15일 기준금리를 3.75%에서 4.0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8회 연속 금리 인상이지만 ECB는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따라 ECB는 7월에도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세하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7월에도 다시 인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서 "쉬어갈 생각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기준금리를 동결해왔던 호주와 캐나다도 최근 시장 예상을 깨고 0.25%포인트 재인상을 택했다.

아시아 주요국들은 그러나 미국이나 유럽과 매우 다른 상황이다. 중국의 경우 리오프닝 효과가 예상보다 더딘 것으로 나타나자 오히려 경기부양책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10개월 만에 전격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이달 들어 각종 정책금리를 줄줄이 내렸기 때문에 이번 조치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은 지난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어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취임 직후인 4월 27∼28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도 전임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추진한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베트남은 지난 19일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고 한국은행은 지난 2월, 4월, 5월까지 3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처럼 각국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이 각자도생을 보이고 있는 배경엔 국가별 경제상황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이 지난해 9%대에서 지난 5월 4%대까지 내려갔지만 노동시장을 비롯한 경제 전반이 여전히 견고한 상황이다.

그러나 유로존은 지난 1분기부터 경기침체에 진입한 상태며 인플레이션 또한 ECB의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다.

중국은 내수와 대외 수요가 모두 감소하는 등 경기회복이 정체됐고 일본은행은 올 하반기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해 금융완화 정책이 앞으로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유니크레딧의 에릭 닐슨 수석 경제 자문은 "각국 중앙은행들이 자국 경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여기에는 해외의 상황으로 인해 형성되는 금융 여건 변화에 대한 고려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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