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등으로 자영업자의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금융사들이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에 위치한 한 가게.(사진=나유라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금리인상, 고물가 등으로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영에 어려움이 계속되면서 금융사들이 앞다퉈 지원책을 내놓고 있다. 기존에는 금융지원이 상대적으로 가계대출, 개인고객들에게 집중된 경향이 있었는데, 최근 들어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경영 부담이 커진 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것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고창군 소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NH 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를 개최했다. 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는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운영에 필요한 필수 경영지식과 애로사항 등에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농협은행의 경영 컨설팅 프로그램이다. 농협은행은 소상공인 상생 아카데미를 포함해 중소기업, 소상공인(자영업자), 농식품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영컨설팅, 소상공인 컨설팅, 농식품기업 경영컨설팅 등 4가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중 농식품기업컨설팅의 경우 농식품기업에 대한 전반적인 경영 진단을 통해 개선 및 보완 필요 분야를 도출하고 해당 분야 역량 강화를 위한 실행안을 제시하는 컨설팅이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47건의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했다. 컨설팅을 받은 기업들의 경영 성과도 두드러진다. 작년 결산년도 매출액 합계액은 1조600억원으로 컨설팅 신청 시점 대비 61.9% 늘었고, 영업이익은 컨설팅 신청 시점 대비 91.6% 증가한 481억원이었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지원을 위해 김성태 행장이 직접 발로 뛰고 있다. 김성태 행장은 지난 3월 취임 이후 경기도 안산, 경상남도 창원, 충청남도 천안 등 각 지역 중소기업 대표들과 만나 권역별로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27일에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신용보증기금과 공동으로 중소기업 대표자들을 초청해 정책금융기관 합동간담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기업은행은 지난 5월부터 신용보증기금과 70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상생지원 협약보증 프로그램을 마련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김성태 행장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위기극복 지원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이에 기업은행은 금융, 비금융 지원을 적극 확대하는 한편 중소기업의 미래성장동력 확보,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 발굴 및 육성에도 주력하고 있다.
▲27일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금융기관 합동간담회에서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이 중소기업 대표들과 대화하고 있다. |
KB국민은행은 신규 대출자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KB비대면소상공인대출 최저 금리를 기존 5.12%에서 4.62%로 인하한다. 우대금리를 최대 0.5%포인트(p) 확대한 결과다. 해당 대출은 최대 1억원까지 중도상환수수료 없이 365일, 24시간 신청이 가능한 개인사업자 전용 비대면 신용대출이다. 국민은행 측은 "해당 대출을 이용하는 개인고객들이 금융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금리를 낮췄다"고 했다.
이렇듯 은행들이 중소기업,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확대하고 있는 배경에는 최근 코로나19 이후 소비 침체, 금리인상 등으로 소상공인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받은 ‘자영업자 소득 수준별 대출 잔액, 연체율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19조8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연체율은 작년 4분기 0.26%로 전분기보다 0.07%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2분기(0.29%) 이후 가장 높다.
이에 따라 소상공인, 자영업자에게 퇴직금과 같은 노란우산 폐업 공제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5월 폐업 공제금 지급건수는 4만8000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3% 늘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리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워지면 이에 따른 피해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라며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금융, 비금융을 아우르는 여러 지원책들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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