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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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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불황의 시대, 소비자 마음을 사는 법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10 08:47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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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세계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졌다. 코로나19 이후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각국의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잇따라 올렸고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았다. 치솟는 원자재가격과 물가상승으로 기업들은 제품 가격을 올리거나, 제품의 포장 용량을 줄이는 이른바 ‘슈링크플레이션’과 같은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이처럼 불황의 시대에 기업들은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것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소비자들은 반대로 극도로 가성비를 추구한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아무리 지갑을 닫았어도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에는 귀가 솔깃해지고, 참신함 앞에서는 지갑을 열게 된다. 따라서 불황의 시대에 소비자의 지갑을 열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물건을 구매하는 이유와 지속적으로 구매수요를 유지 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방책을 써볼 수 있다.

첫째, 소비자들은 물건이 망가지거나, 다른 이유로 사용하고 있던 상품을 바꾸고자 한다. 이런 이유로 소비자들은 ‘교체수요’를 경험한다. 그러나 기업들은 현재 소비자들이 만족하며 사용하고 있는 제품을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더욱이 기존 제품이 아직 문제 없이 사용 가능한데 새로운 물건으로 교체하도록 유도하는 것은 소비자들로부터 비난과 불매운동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다. 따라서 소비자들이 필요로 하는 기능과 디자인에 대한개선을 통해 교체수요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기존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한단계 높이거나 새로운 컨셉트을 도입해 ‘교체수요’로서의 소비를 촉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술적 개선에 의한 교체수요는 기술적 혁신을 통해 기존 제품의 문제점을 개선해 소비자들에게 이익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기업들은 소비자들과의 신뢰와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을 가져올 수 있다.

둘째, 소비자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지 않는 새로운 물건을 구매하고자 한다. 즉 새로운 물건에 대한 ‘신규수요’가 존재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소비자들로부터 새로운 제품 및 서비스를 발굴해 신규수요를 유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제품서비스시스템(PSS· Product Service System)이다. 자동차 업종에 PSS를 적용해보자. 과거에는 기업이 자동차의 설계, 생산 및 판매를 주요 수익모델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동차라는 제품 외에 자동차를 이용해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연계해 제공하는 형태로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기술의 진보와 소비자들의 요구 변화에 따라 자동차 산업이 점차 혁신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존의 자동차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테크 기업들과 신생 기업들도 자동차 산업에 진출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자동차를 이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무인 택시 서비스가 등장하고, 공유경제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이 자동차를 공유하는 카 쉐어링 서비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연결성과 IoT 기술을 활용하여 스마트카 서비스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합하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로 인해 기업들은 자동차 제조뿐만 아니라 다양한 연관 서비스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한다.

이런 비즈니스 모델 전환은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기업들이 변화해 나가는 중요한 동기가 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의 비즈니스 모델 전환은 계속해서 진행될 것이며 기술의 발전과 소비자들의 요구 변화를 더욱 반영한 혁신적인 서비스와 제품들이 등장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불황의 시대에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꽁꽁 얼어버린 소비심리를 녹이기 위해서는 기존 제품의 기능과 디자인을 업그레이드 하거나 새로운 컨셉트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내놓는 방법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나아가 판매할 제품이나 서비스에 관심을 가질 만한 새로운 고객의 수요와 욕구를 찾기 위해 고객의 소비행동 패턴 등을 치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다. 소비자의 관심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개선하고, 소비자의 수요를 고려한 창의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불황의 시대에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열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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