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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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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中경제위기에 "유커효과 물거품될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8.22 16:52

중국 내수부진·부동산 디폴트 겹쳐 악영향 걱정



"큰손 관광객 와도 사드 이전만큼 안될 것" 전망



제주크루즈 中80만명 예약 등 낙관론 기대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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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5월 16일 오후 제주를 찾은 중국 국적 크루즈인 ‘스카이씨 골든 에러’(Skysea Golden Era)호가 제주항에 첫 입항, 중국인 관광객들이 크루즈선에서 걸어나오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국내 면세점업계가 중국 정부 단체관광 허용에도 마냥 기뻐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단체관광 재개 발표 때만 해도 당장은 아니더라도 하반기에 일정 정도 매출 증대와 실적 회복을 가져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최근 ‘중국경제 위기론’이 크게 대두되면서 대형호재인 ‘유커(중국 단체관광) 효과’가 용두사미에 그치지 않을까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전날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연 3.45%로 0.1%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기준금리인 LPR는 명목상으로 시중 주택담보대출 동향을 취합한 수치지만 인민은행이 각종 통화정책 도구와 정책 지도 기능을 활용해 LPR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중에서는 사실상 중앙은행이 LPR를 결정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경기 하강이 예상보다 심각해지자 중국 정부가 유동성 공급 카드를 꺼내 든 것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한 후 일상 회복 효과를 기대했지만, 내수 부진과 부동산발 위기 등 여파로 경기침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중국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恒大·에버그란데)는 2021년 12월 처음으로 227억 달러(약 30조4000억원) 규모의 역외 채권을 갚지 못해 공식 디폴트를 낸 이후 경영난에 빠진 상태다. 더욱이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고, 또다른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도 이달 7일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약 300억원)를 지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 대형부동산 기업이 촉발한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가 금융권으로 확산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중국판 리먼 브러더스사태(미국 투자은행 리먼 브라더스가 2008년뉴욕 남부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의 시발점이 된 사건)’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재점화하고 있다.

중국은 경기 악화 속 실업률도 심각하다. 중국의 16∼24세 청년실업률은 지난 6월 21.3%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는데, 이후 7월 청년 실업률 발표는 돌연 중단해버렸다. 이에 중국 현지 청년 실업률이 상당히 심각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따라서, 중국 정부가 갑작스럽게 한국 등 해외국가에 자국인 단체관광을 허용한 배경에 ‘중국 경기침체’에 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단체관광 허용을 통해 자국 기업들이 여행 관련 인력 채용을 늘리도록 유도함으로써 실업률을 낮추기 목적도 있다는 것이다.

오는 9월로 다가온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해외 관광객의 중국 유입을 촉진하려는 유화책이라는 견해도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중국의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국내 면세점업계는 유커 방한에 실적 반등을 기대하면서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사태 이전의 실적 회복 가능성에는 다소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경제상황이나 소비 트렌드가 코로나 이전과 달라 ‘큰손’으로 불리던 유커들의 명품 쇼핑 수요가 기대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며 "9월 중국 중추절 연휴 기점으로 유커들이 들어오는 상황과 구매력을 지켜봐야 면세업계 회복속도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난주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관광설명회에서 중국의 단체관광 허용 이후 중국인 크루즈 관광객 80만명 이상이 제주 방문을 예약했다고 밝혀 향후 유커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도 나온다.

다만, 면세점 업계는 중국 경기 침체로 사드 사태 이전의 유커 효과를 당장에 거두기는 힘들고, 다소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유커 방한 재개가 경제적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그 이전에(사드 사태이전에) 중국인이 활발하게 들어오던 시기 객단가를 구현하는데는 시간이 조금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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