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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예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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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류·뷰티 이어 '엔터'로 연쇄충돌…쿠팡-CJ '3라운드 전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9.06 17:49

쿠팡 최근 연예매니저먼트 설립, 신동엽과 전속계약
쿠팡플레이 OTT 파워 내세워 CJ ENM과 맞대결 예고
앞서 택배·화장품 진출…CJ대한통운·올리브영과 대립
아마존과 비슷한 행보로 '신사업 라이벌' 구도 불가피

주요 OTT 월간활성이용자수

▲올해 7∼8월 OTT플랫폼업체 월간활성이용자 수 현황. 자료=모바일인덱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쿠팡이 최근 엔터테인먼트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CJ와 또다시 ‘사업 격돌 3라운드’가 벌어질 전망이다.

앞서 로켓배송을 앞세운 쿠팡이 택배사업에 본격 나서면서 CJ대한통운과 물류사업(1라운드) 부딪힌데 이어 화장품 등 뷰티사업(2라운드) 진출로 CJ올리브영과 온-오프라인 대립 양상을 빚고 있다. 여기에 새로 진출하는 엔터테인먼트 사업 영역까지 더해져 쿠팡-CJ 두 기업이 3개 사업 부문에서 충돌하는 셈이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 4일 연예 매니지먼트 전문 자회사를 설립하고, 방송인 신동엽씨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자체 OTT(온라인동영상 서비스) 쿠팡플레이를 통해 ‘SNL 코리아’ 등 예능 콘텐츠가 인기를 얻은데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쿠팡플레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 수는 CJ ENM의 티빙 MAU 수를 넘어섰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쿠팡플레이의 MAU는 562만명으로 토종 OTT 1위 자리를 지켜온 CJ ENM의 티빙 MAU(539만명)를 추월했다. 넷플릭스(1222만명)에 이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계 2위이자, 국내 업체 기준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 티빙 등 다른 OTT 플랫폼들처럼 월간 이용료를 별도로 받지 않고 있다. 쿠팡 멤버십 회원들이 콘텐츠(일부 콘텐츠 제외)를 무료로 시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당장 OTT 플랫폼에서 큰 폭의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구조다. 그럼에도 쿠팡이 엔터사업에 나선 것은 OTT를 통한 고객층 유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주목할 점은 쿠팡의 엔터사업 진출이 CJ 계열사 CJ ENM의 사업 구조와 유사하다는 것이다. CJ ENM은 웨이크원, 스윙엔터테인먼트, AOMG 등 연예인 매니지먼트사와 tvN, 피프스시즌, 티빙 등 콘텐츠 제작 및 유통업체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CJ계열사간 겹치는 사업 포트폴리오 내용
구분 쿠팡 CJ그룹
택배 물류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 통해 택배사업 본격 진출 CJ계열사 택배업체 CJ대한통운 택배업계 1위
화장품  뷰티사업 확장(명품 화장품 전용관 신설, 서울 성수동서 뷰티체험관 스토어 운영 등)  CJ올리브영 헬스앤뷰티스토어 업계 1위
연예매니저먼트 연예매니저먼트 자회사 설립, 신동엽 전속계약 체결 CJ ENM 웨이크원, 스윙엔터테인먼트 등 연예인 메니지머트사와 티빙 등 콘텐츠 제작업체 보유


쿠팡과 CJ가 사업 영역이 겹치는 부분은 이 뿐만이다. CJ제일제당과 ‘햇반 납품가’ 갈등으로 주목받았던 쿠팡은 택배사업과 화장품사업에서도 CJ와 부딪치고 있다.

쿠팡은 2018년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를 설립한 후 택배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에선 기존 택배 3사로 평가받던 ‘CJ대한통운·한진·롯데글로벌로지스’를 제치고 쿠팡이 2위로 올라섰다고 평가하고 있다.

또한 화장품 사업에서도 CJ와 ‘온·오프라인’ 채널간 대립구도를 보이고 있다. 화장품 사업 육성에 집중하고 있는 쿠팡은 지난달 CJ올리브영을 "다른 유통업체와의 거래를 방해한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뷰티사업을 두고 CJ와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판 아마존’을 지향하는 쿠팡은 아마존의 7개 사업 중 4개 사업(온라인몰, OTT, 풀필먼트, 결제)을 전개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사업 영역을 확장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아마존과의 사업 확장 행보와는 다르다. 아마존은 7번째 사업으로 광고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으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쿠팡의 공격경영에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유튜버와 같은 1인 크리에이터들의 영향력이 커져 ‘인플루언서 이코노미’가 부상하면서 쿠팡도 연예매니저먼트와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사업 확장으로 쿠팡은 CJ가 가지고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인 물류·화장품·엔터테인먼트 등 3개 전선에서 라이벌로 맞붙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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