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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다랑이논, ‘이곳만은 꼭 지키자’ 공모서 환경부 장관상 수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11 11:54

지리산골프장 논란으로 위기 놓인 사포마을 다랑이논···보전가치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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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이 지난 7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는 ‘2023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모습. 제공=한국내셔널트러스트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이 지난 7일 한국내셔널트러스트가 주최하는 ‘2023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에서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지난 7일 훼손 위기에 놓인 자연환경과 문화유산을 보전하기 위해 사회적 관심을 일으키고자 마련된 ‘이곳만은 꼭 지키자’ 시민공모전 시상식을 열어 수상작 7곳 가운데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에 환경부 장관상을 수여하고 상금을 전달했다. 이로써 지리산골프장 건설 예정지 바로 밑에 자리하여 농약, 제초제 등 오염원으로부터 훼손 위기에 놓인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의 보전 가치는 더욱 강조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내셔널트러스트는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사포마을에 형성된 다랑이논은 지리산 자락에 있어 그 어느 곳보다도 생태 보전 가치가 큰 곳이다. 골짜기 마을의 식량자급을 위해서뿐 아니라, 소규모 댐 역할과 인공습지로서의 환경적 가치,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예술적 가치, 관광자원으로서의 경제적 가치 등을 가진 이곳이 대규모 골프장 건설로 훼손되면 그 환경적, 예술적, 경제적 손실은 엄청날 것이다. 지리산골프장 건설 추진을 중단하고 다랑이논과 그 주변 숲을 보전하려는 노력이 시급해 보여 환경부장관상을 수여했다"고 전했다.

시상식에 참여한 사포마을 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사포비대위) 위원장이자 박현무 사포마을 이장은 "사포마을 다랑이논 바로 위 숲에 예정된 지리산골프장으로 인해 숲이 파괴되고, 계곡물이 오염되고, 각종 농약과 제초제가 흘러들며, 생물다양성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 이곳만은 꼭 지키자 환경부장관상 수상을 계기로 더 많은 이가 소중한 자연유산을 지키는 데 함께해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 드린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다랑이논(다랭이논, 다랑논)은 전국적으로 그 가치에 비해 보전 노력이 덜하고 고령화와 경작자 감소로 사라질 위협에 놓인 자연유산이다. 특히 구례 사포마을 다랑이논은 해마다 사진작가들이 찾아와 아름다운 경관을 작품으로 남기려 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며 생태·자연도 1등급 숲과 멸종위기야생생물 서식지가 근처에 있어 그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온 곳인데, 구례군의 지리산골프장 건설 추진 논란으로 훼손 위협에 놓여 많은 이가 우려를 보내고 있다.

올해 초 구례군이 시행사와 45만 평 27홀 규모 지리산골프장 건설 MOU를 체결한 뒤로 예정지 숲의 아름드리가 무참히 베어지고 8만 6천 평 숲이 깎여 나가 야생초 군락지와 야생생물 서식지가 파괴되었을 뿐 아니라 지하수 오염과 산사태 우려까지 더해져 지리산골프장 문제를 제기하는 KBS, MBC, JTBC 등 언론사 보도가 이어지기도 했다.

이에 구례 주민뿐 아니라 전국 환경단체와 각지 주민들이 지리산골프장 건설 반대 운동 행사에 참여하러 사포마을을 방문하고, 후원금을 보내오는 등 십시일반 힘을 모아 왔다. 사포비대위와 지리산골프장 건설에 반대하는 구례 사람들 모임은 지리산골프장 예정지 숲에서 벌어진 대규모 불법 벌목과 허가지 외 구역 훼손, 구례군의 방관 행정 등 문제를 제기하여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전라남도 특별감찰과 진상 조사 요구, 수사기관에 고발, 1인 시위 등 사포마을 다랑이논과 숲을 지키려는 노력을 계속해 오고 있다.

시상식에 참여한 사포비대위 박홍진 운영위원은 "지리산골프장이 들어서면 지리산 자락이 파헤쳐지고 야생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는 것뿐 아니라 바로 밑 사포마을 주민들도 모두 떠나 다랑이논도 사라질 수 있다. 다랑이논의 환경적, 문화적 가치를 보전하려면 지리산골프장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며, "국가중요 농업유산인 산수유 역시 위협에 놓였다. 오염된 땅에서 자라는 산수유를 누가 반기고 찾겠는가"라고 말했다.

한편, 사포마을 다랑이논은 이번 수상으로 그 둘레 지리산골프장 예정지 숲을 지키려는 보전 운동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구례=에너지경제신문 현용일 기자 abraksass0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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