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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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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시흥시 ‘너나들이’ 학교복합시설 전범 제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0.23 09:05
임병택 시흥시장

▲임병택 시흥시장. 사진제공=시흥시

[시흥=에너지경제신문 강근주 기자] 청소년 절대 다수는 학교에서 인생 자양분을 얻는다. 필수 교과목을 학습하고 교우관계를 쌓는 조직생활을 하며, 타인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 소중한 경험을 한다. 이런 학교가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성인에게 선물 같은 공간을 제공한다. 시흥에서 새롭게 꽃을 피운 학교복합시설 ‘너나들이’가 바로 그것이다.

너나들이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다양한 교육-돌봄, 문화경험을 제공한다. 성인은 너나들이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즐거움과 함께 공동체 활동의 행복을 만끽한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7월 시흥시 배곧너나들이 현장방문

▲이주호 교육부 장관 7월 시흥시 배곧너나들이 현장방문. 사진제공=시흥시

◆ 민-관-학 함께 만드는 학교복합시설…부지비용 절감

학교복합시설은 학교와 지역에서 필요한 교육, 돌봄, 문화, 체육시설 등을 복합적으로 설치 운영하는 장소다. 학교 담장 내 건립되는 시설로, 학교가 부지 일부를 제공하고 지자체가 건설비용을 부담해 짓고 있다. 이는 도심지 내 건물을 신축할 경우 발생하는 막대한 부지비용을 절감하고, 적은 재원으로 학생과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기반시설을 제공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특히 주거지에서 가까운 학교 내 시설이 건립돼 주민 접근성이 뛰어나다.

완성된 학교복합시설은 민-관-학이 함께 운영기반을 다져나간다. 지자체와 학교 간 협의로 운영 주체를 정한 뒤, 지역주민과 전문가 등이 포함된 운영협의회를 구성해 문화공연, 평생학습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고 시설이용절차 등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결정한다.

2001년 전국 최초로 서울 금호초에 학교복합시설이 건립된 이후 20여년 동안 전국 각지에 200곳이 넘는 학교복합시설이 세워졌다. 평생교육시설부터 체육관, 수영장, 주차장에 이르기까지 종류와 규모도 다양하다. 학창시절 추억과 감성 공간으로 남아있던 학교가 주민 곁에서 평생을 함께하며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돕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시흥시 배곧누리초 내 학교복합시설 ‘배곧너나들이’ 전경

▲시흥시 배곧누리초 내 학교복합시설 ‘배곧너나들이’ 전경. 사진제공=시흥시

시흥시 소래초 내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 전경

▲시흥시 소래초 내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 전경. 사진제공=시흥시

◆ 시흥시 학교복합시설 시작, ‘배곧너나들이’

시대가 요구하는 교육 흐름에 발맞춰 시흥시는 2019년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시흥형 학교복합시설 ‘너나들이’를 설립했다. 배곧누리초등학교 개교와 함께 문을 연 배곧너나들이는, 그 이름처럼 ‘너 나 허물없이’ 매년 3만여명 학생과 지역주민이 교문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이용하고 있다. 누구나 배우고 함께 성장해 나가는 평생교육 장이자, 지역 커뮤니티 구심점 역할을 하는 마을 랜드마크인 셈이다.

배곧너나들이가 ‘성공적 운영’으로 결실을 보기까지 초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개관 당시만 해도 시와 학교, 주민 모두에게 학교복합시설이란 공간이 생소했다. 민-관-학은 운영 활성화를 위해 이용자 수요를 반영한 프로그램 구상부터 학생과 지역주민 간 이용시간에 대한 분배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협의와 토론으로 방안 마련에 힘을 모았다.

다양한 강좌와 프로그램, 동아리 운영 등으로 학생뿐만 아니라 지역주민이 꿈을 이룰 수 있는 교육장소를 마련한 배곧너나들이는 학교복합시설 우수사례로 중앙부처와 전국 지자체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특히 올해 7월에는 이주호 교육부 장관이 배곧너나들이에 방문해 학생 안전사고 예방 및 학습권 보호를 위해 이용자 간 시공간적 분리를 유도하는 ‘범죄예방설계(CPTED)’가 잘 적용된 시설 내부를 살펴 이목이 쏠렸다.

현재 배곧너나들이는 아동-청소년-성인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대 수요를 반영한 교육-문화 프로그램과 특강 및 공연 등을 연중 상시로 제공한다. 학생 창의적인 체험활동과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학교협력 프로그램, 주민의 주체적인 역량 개발을 응원하고 지원하는 주민 주도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특히 19일 배곧너나들이에선 개관 4주년을 기념해 ‘너와 내가 함께 누리는 마을축제’가 개최됐다.

시흥시 소래너나들이 팝아트 초상화 그리기 수업현장

▲시흥시 소래너나들이 팝아트 초상화 그리기 수업현장. 사진제공=시흥시

◆ 대야-신천 원도심 주민 사랑방, ‘소래너나들이’

배곧너나들이 인기에 힘입어 올해 8월에는 신천동 소래초등학교 내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가 문을 열었다. 소래너나들이는 앞서 배곧너나들이에서 운영 경험을 토대로 학교복합시설 확대와 시흥시 북부권 원도심의 기반 개선을 위해 건립됐다.

학생과 주민에게 제공하는 프로그램과 문화강좌는 배곧너나들이와 유사하지만, 소래너나들이만의 차별화된 특징이 있다. 배곧에 부족했던 조리실, 공연장 등 실습 특화시설로 내부를 구성했고, 원도심 내 부족한 문화공간을 확보하는데 힘썼다. 이런 교육-문화시설 외에도 인근 상인과 주민의 주차편의를 높여줄 137면 공영주차장이 조성돼 학교복합시설의 폭넓은 가능성을 보여줬다.

소래너나들이가 설립되기까지 시흥시는 몇 번의 우여곡절을 겪었다. 국토교통부의 도시재생 뉴딜사업인 ‘소래산 첫 마을, 새로운 100년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일환으로 시작된 소래너나들이 건립은 최초 계획 당시 시설 내-외부 구성, 고목 이식 등을 놓고 많은 이해당사자 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난관에 부딪혔다.

시흥시는 시흥교육지원청, 소래초등학교, 지역주민과 함께 여러 차례 간담회를 열어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나갔고, 마침내 관내 제2호 학교복합시설을 설립하게 됐다. 소래초와 100년을 함께한 플라타너스 이식을 시작으로, 1년6개월 공사 끝에 소래초 운동장 지하부지에 지금 외형을 갖춘 소래너나들이와 공영주차장을 개관했다.

개관 이후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라인댄스 교실, 원데이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시범 프로그램이 진행됐고, 매주 목요일에는 소공연장 대형 스크린을 통해 ‘소란한 시네마’를 무료로 상영하고 있다. 소래너나들이는 원도심 주차문제와 문화적 갈증을 함께 풀며 대야-신천 주민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시흥시 8월 소래초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 개관식 개최

▲시흥시 8월 소래초 학교복합시설 ‘소래너나들이’ 개관식 개최. 사진제공=시흥시

◆ 너나들이 브랜드화 집중…K-교육도시 시흥과 동반성장

청소년에게는 ‘방과후 놀이터’이자 성인에게는 ‘끝없는 배움터’로 성장하는 학교복합시설 너나들이는 학생과 학부모, 학교를 넘어 지역주민 모두가 만족하는 K-교육도시 시흥의 토대를 구축하는 발판이 돼주고 있다.

배곧-소래너나들이에서 운영 성과는 지자체와 교육지원청, 학생과 주민, 관계자 모두에 학교공간 활용에 대한 발상의 전환과 함게 교내시설 개방과 공유에 대한 인식의 폭을 넓혔다. 이를 계기로 시흥시는 너나들이 브랜드화에 집중하며 권역별 학교복합시설 설립-운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남부권의 배곧, 북부권의 소래에 이어 현재 추진 중인 중부권의 장현지구 내 장현1초 학교복합시설(2027년 개관 예정)이 건립되면, 권역별 너나들이 특색을 살린 운영과 통합 누리집 구축 등 시설 간 연계를 통해 마을과 지역을 넘어 누구나 이용하며 즐길 수 있는 시흥형 학교복합시설 모델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너나들이에서 운영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와 강좌, 대관 등 신청은 너나들이 누리집(shuni.or.kr)이나 블로그(blog.naver.com/soraeuni)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밖에 궁금한 사항은 배곧너나들이, 소래너나들이에 전화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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