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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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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전면금지"…제도 개선 속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05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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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금융위원회를 마치고 공매도 제도와 관련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금융당국이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 거래가 전면 금지되고, 제도개선에 속도를 낸다. 최근 대형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가 적발된 것으로 계기로 공매도 폐지 여론에 불이 붙자, 금융당국이 대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 공매도 금지 기간 근본적 대안 적극 검토…불법 처벌 강화

금융위원회는 5일 임시 회의를 열고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불법 무차입 공매도 적발이 반복되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공정한 가격 형성에 대한 우려가 매우 높다"며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의결하고 전향적인 공매도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금융위는 오는 6일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출범해 글로벌 투자은행을 전수 조사, 불법 공매도를 강력히 처벌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공매도를 전면 중단하는 기간 동안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에서 "최근 증시 변동성 확대와 관행화된 불법 공매도 행위가 시장의 안정과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 하에 내년 상반기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기로 결정했다"며 "그간의 제도개선 노력에도 기관의 대차와 개인의 대주는 차입조건 등이 완벽하게 동일하지 않았는데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근본적인 대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 김 위원장은 "폭넓은 전문가·이해관계자 의견수렴과 공론화를 통해 불법 무차입 공매도 방지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필요시 국회와 긴밀히 협의해 입법화를 추진하겠다"금감원 공매도 특별조사단을 통해 글로벌 IB를 전수조사하고 불법 공매도 적발 시에는 예외 없이 엄단하겠다. 처벌을 더욱 강화하고 제재수단을 다양화하는 방안도 국회와 적극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불법 공매도에 대해서는 최대한의 과징금과 형사처벌 등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처벌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공매도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에 적발된 글로벌 IB들은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을 장기간 방치했고 공정한 가격형성을 방해는데, 이는 불법 공매도가 만연해 있다는 의심을 한층 고조시키게 됐다"며 "시장의 신뢰회복을 위해서는 글로벌 IB 전수조사와 위반에 대한 엄정처벌, 그리고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원장은 "공매도 금지기간 중에도 불법 공매도 조사는 계속되고, 공매도 금지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는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거래소와 함께 밀착 감시하겠다"면서 "시장조성자 등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공매도에 대해서도 철저히 모니터링하여 공정한 가격형성을 저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外人 이탈 부작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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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오른쪽)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 금융위원회를 마치고 브리핑룸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시장에서는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커지고 있다. 공매도가 증시 하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이 검증된 적도 없는데다, 주가 변동성을 줄인다는 순기능이 있는 만큼 현 장세에선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공매도 전면 금지 조치는 이번이 네 번째이지만, 공매도 금지를 추진했던 시기는 이번을 빼고는 금융위기급 하락이 나온 시점이다. 앞서 공매도는 과거 글로벌 금융 위기(2008~2009년), 유럽 재정 위기, 미국 신용등급 강등(2011년), 코로나19사태(2020~2021년) 등 세 차례에 걸쳐 전면 금지되기도 했다.

역대 공매도 금리 기간과 기간 중 외국인 매매 추이를 살펴보면, 2008년 10월 1일부터 2009년 5월 31일 4조 1350억원을 사들였다. 그러나 2011년 8월 10일 ~ 2011년 11월 9일까지는 1조 4987억원을 팔아치웠고, 2020년 3월 17일 ~ 2021년 5월 2일까지 22조 4026억원의 자금을 빼면서 증시 이탈이 거세졌다.

공매도 완전 재개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선결 과제로 꼽히지만, 당분간 실현 가능성이 멀어지면서 외국인 투자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 중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매도를 규제 후 어느 정도의 숏포지션을 정리하는 과정이 있을 수 있는데, 그렇게 된다면 불가피하게 롱포지션도 같이 청산해야 하는 일이 생긴다"며 "좋은 종목이 빠지고 실제 하락 해야할 구간에서 반등하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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