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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출신 은행연합회장 발탁되나…‘당국과 관계 설정' 관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13 15:27

은행연합회장 후보 民4, 官1 경합

은행권 '이자장사' 눈총, 연합회장 역할 절실

"업계 목소리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 바라"

은행연합회

▲은행연합회.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은행연합회장 후보가 5명으로 압축된 가운데 민간 출신 인물 4명과 관료 출신 인물 1명간의 경합 구도가 만들어졌다. 은행연합회장의 성격상 관료 출신 인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민간 출신 회장의 발탁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현재 은행권이 ‘이자장사’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총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은행연합회장의 역할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민 출신 인물이 발탁될 경우 금융당국과 업계 사이에서 은행권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고 금융당국과 조율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번 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잠정 후보군 5명 중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 현 김광수 은행연합회장 임기는 오는 30일 마무리된다.

후보군은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 손병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 조준희 전 IBK기업은행장으로 이뤄졌다.

은행권은 그동안 은행연합회장으로 관료 출신 인물을 선호하는 분위기가 짙었다. 금융당국와 은행권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물이 선출돼야 한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역대 은행연합회장 13명 중 단 4명만 민간 출신인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역대 은행연합회장을 보면 관료 출신으로 민간금융사를 거친 인물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고 말했다.

올해는 민간과 관료 출신 인물이 4대 1로 나눠지며 민간 출신이 후보군을 장악하고 있다. 후보군 5명 중 관 출신 인물은 임영록 전 KB금융 회장이 유일하다. 임 전 회장은 관료 출신이면서 민간 금융사도 경험했다는 점이 강점이다. 임 전 회장은 제20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재정경제부를 거쳤으며, 2013년에는 KB금융 회장으로 취임해 2014년 9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은 공채 출신 처음으로 기업은행장으로 발탁됐으며, 이후 YTN 사장도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금융산업지원본부장을 맡은 친정부 인사로, 차기 은행연합회장의 주요 후보로 일찌감치 손꼽혔다.

손병환 전 농협금융 회장,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 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은 민간 금융사에서 두각을 낸 인물들이다. 손 전 회장은 내부 출신 첫 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발탁돼 농협금융의 양적 성장을 이끌었다. 조 전 회장 또한 행원 출신의 첫 회장으로 6년 동안 수장을 맡으며 신한금융을 리딩금융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박 전 행장은 한국개발연구원, 씨티은행, 삼성증권, 한미은행 등을 거쳤고 한국씨티은행장으로 선임돼 수익성 개선과 디지털 금융 강화를 이끌어냈다.

민간 출신 인물이 차기 은행연합회장으로 발탁될 경우 금융당국과의 관계 설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금융당국의 지속된 은행 때리기로 은행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은행연합회장 역할에 대한 기대감도 더욱 커지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관료 출신 인물의 경우 기존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 당국과 소통을 하기 수월한 면이 있어 선호도가 높았던 것"이라며 "은행권의 목소리를 잘 대변할 수 있는 인물이 발탁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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