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4집 ‘Drama’로 컴백한 에스파.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엔터주가 지난 17일 급락 마감하면서 실적에 빨간불이 켜진 게 아니냐는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20일 주가는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소폭 회복하는 모습이지만 우려감은 여전히 남아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평가지만 목표주가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며 눈높이를 낮추고 있어 향후 주가 방향성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05% 오른 5만4100원, JYP엔터와 하이브는 각각 2.33%, 1.63% 뛴 9만2400원, 19만3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에스엠은 -0.33% 내린 9만3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이날 주가 상승은 전 거래일 급락에 따른 반발매수세 유입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엔터주는 일제히 급락하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JYP Ent가 -9.52% 급락했고, 와이지엔터테인먼트(-9.01%), 하이브(-7.40%), NEW(-5.80%), 에스엠(-5.43%) 등도 부진했다.
주가 하락 이유는 컴백한 아티스트들의 첫 주 음반 판매가 하락한 게 이유다. 다올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10일 발매된 스트레이키즈의 미니 8집 ‘樂(락)-STAR’는 초동(발매일 기준 일주일 판매량)은 총 370만장, 에스파(aespa)의 미니 4집 ‘Drama’의 초동은 113만장을 기록했다. 스트레이키즈의 전작인 파이브스타(★★★★★)는 초동 462만장을, 에스파의 전작인 ‘MY WORLD’는 초동 170만장을 기록한 바 있다. 즉 스트레이키즈 새 앨범의 초동은 전작 대비 19.91%가 줄었고, 에스파는 33.52%가 급감했다.
이는 중국에서 나오는 공동구매 감소가 원인으로 분석된다. 박성국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향 앨범 수출 금액이 올해 6월부터 10월까지 4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95~99%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소비여력 축소와 콘서트 개최 정상화에 따른 팬덤 소비의 분산이 공통적인 음반 구매 감소 요인으로 추정된다"며 "지난 13년 간 한국은 국내 및 해외 팬덤의 성장으로 앨범 시장이 꾸준히 성장했으나 국내 팬덤이 포화에 다다르고, 해외 팬덤이 성장하게 되면서 이제는 매크로 변수에 영향을 받을 정도로 산업이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이익 저하가 우려됨에 따라 증권업계는 엔터주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달아 낮추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YG 목표주가를 7만9000원→7만3000원으로 하향했고, 키움증권(10만원→8만5000원), 한국투자증권(10만5000원→7만9000원) 등도 눈높이를 낮췄다. 또 에스엠과 하이브에 대해서도 한화투자증권은 각각 17만원→14만원, 33만원→31만원으로 하향했다.
다만 이번 앨범판매량 감소에 대해 증권업계는 단기적인 악재는 맞지만 산업 전체가 영향을 받는 게 아닌 만큼 지나친 우려는 기우라는 설명이다.
박 연구원은 "이번 역성장을 계기로 2024년 앨범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는 과도하다"며 "중국을 제외한 기타 해외지역에서의 팬덤이 지속 성장 중으로 중국 공구를 제외하는 것 외에 다른 사업부문의 실적추정까지 하향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도 "음반 판매 둔화가 단기적인 악재는 맞지만 엔터 산업의 성장이 끝났다는 말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앨범과 달리 향후 콘서트 실적에 따라 기업의 성장성을 평가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김 연구원은 "음반 구매와 달리 콘서트는 경험적 소비이기 때문에 보다 만족도가 높다"며 "향후 콘서트 모객 규모가 성장성의 지표로서 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