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개인투자자는 손실, 외국인투자자는 수익을 내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에너지경제신문DB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두고 개인투자자는 손실, 외국인투자자는 수익을 내면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메모리 반도체 제품군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와 실적도 편안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한 달간 6.58% 상승했다.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2조5160억원을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은 각각 1조7399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의 매수 금액은 1개월 기준 유가증권시장 총 순매수 규모의 50%에 달한다.
SK하이닉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 주가는 한 달 새 8.17% 올랐다. 수급현황을 살펴보면 개인은 SK하이닉스 주식을 한 달간 1997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외국인은 3043억원을 사들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반도체 업황과 실적이 3분기 기준으로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이 이어지면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는 3조4842억원이다. 이는 올해 2분기(6700억원)와 3분기(2조4300억원) 영업이익 대비 큰 폭의 회복세다.
SK하이닉스도 4분기 3422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입을 전망이다. 이는 3분기 영업손실액 1조7932억원보다 1조4500억원 이상 줄어든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의 경우 빠르면 내년 1분기 2970억원 영업이익을 달성,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의 반도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를 이끄는 요소다. 세계 최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엔비디아의 GPU에 탑재되는 4세대 HBM 제품인 HBM3의 대부분의 물량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GPU 5세대 제품 H200에 적용되는 5세대 HBM(HBM3E)도 납품한다. 엔비디아의 올해 8~10월 매출은 181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9억3100만달러) 대비 206%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메모리 시황 개선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세를 이끌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예상보다 강한 HBM 수요로 업황 회복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주가 기대감도 커질 수 밖에 없다는 평가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공급사들의 감산 기조가 급격하게 선회되지 않는다면 수급 개선세는 두드러지면서 반도체 업황 성장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면서 "내년 물량 증가와 HBM 비중 증가로 D램 수익성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실적과 주가 개선 모멘텀이 높아졌다"고 관측했다.
내년 상반기까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중 SK하이닉스가 더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기준 삼성전자와 D램 시장 점유율 격차를 5%포인트 밑으로 줄인데다, 엔비디아의 H200 출시 기대감까지 몰린 덕이다. 올해 3분기 글로벌 D램 시장 점유율 1위는 삼성전자(39.4%)다. 2위는 SK 하이닉스(35%), 3위는 미국의 마이크론(21.5%)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H200 출시 수혜 강도가 그 어떤 종목보다 가장 강할 것"이라면서 "실적 상향 가능성과 HBM에 의한 밸류에이션 할증 가능성을 감안한 투자 전략이 필요한 상황인데 현재 기준으로는 실적과 밸류에이션 모두 상향 여력 높다"고 전망했다.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