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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대출에 더?"...상생금융 압박, 울상짓는 인터넷은행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28 16:29

김주현 "인뱅도 상생금융 참여 공감대 있다"



인뱅, 시중은행보다 낮은 수익성 부담 커질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추가 상생안까지



"은행권 TF서 논의, 시중은행 기조 따라 참여"

카카오뱅크

▲(위부터)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금융당국이 인터넷전문은행도 상생금융에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며 리스크를 감내하고 있는 인터넷은행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인터넷은행들이 중저신용자 대출과 상생금융에 집중하면서 인터넷은행의 또 다른 출범 목표였던 혁신을 추진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28일 은행권에 따르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전날 시중은행장과의 간담회 이후 인터넷은행의 상생금융 참여 여부에 대해 "인터넷은행도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지난 20일 금융지주 회장단과의 간담회 이후 인터넷은행도 상생금융 참여 명분이 있다고 김 위원장이 언급한 후 연이어 인터넷은행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권은 은행연합회 차원에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한 후 상생금융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은행연합회의 TF에서 나오는 내용을 바탕으로 함께 상생금융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당장 금융당국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금리 부담을 직접적으로 낮춰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요구한 만큼 금리 인하와 관련한 내용이 은행권에서 공동으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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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7일 열린 금융위ㆍ금감원ㆍ은행장 간담회에서 기념촬영을 마친 뒤 자리로 향하고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상생금융 참여 의지를 보이면서도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감도 보이고 있다. 먼저 시중은행 대비 이익 규모가 크지 않은 상황에서 시중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참여를 강요하면 감당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3분기 기준 인터넷은행의 이자이익을 보면 카카오뱅크는 5359억원, 케이뱅크는 1156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58.9%, 14.7% 각각 늘었다. 아직 3분기 성적을 발표하지 않은 토스뱅크는 2분기 누적 2438억원의 이자이익을 냈다. 

하지만 시중은행과 비교하면 적은 규모다. 시중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은 KB국민은행 2조5216억원, 신한은행 2조1374억원 등이다. 당기순이익을 보면 카카오뱅크는 3분기 누적 2793억원, 케이뱅크는 382억원을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올해 첫 흑자 전환을 예상하고 있다. 3분기까지 2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거둔 시중은행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보다 시중은행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고 수익성에서도 크게 차이가 나는 게 사실"이라며 "인터넷은행은 아직 신생은행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시중은행에 비해 (상생금융에) 참여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이 이미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면서 리스크를 감내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상생안 마련이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는 올해 각각 32%, 30%, 44%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중저신용자 대출은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인터넷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도 고군분투하고 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신용자대출을 늘리면 안정적으로 대출을 관리할 수 있지만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어나면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은 상생 측면에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해 달라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인터넷은행이 중저신용자 대출을 비롯해 상생금융에 집중을 하면서 인터넷은행의 당초 취지 중 하나인 혁신을 단행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는 반응도 나온다. 인터넷은행이 이제 막 성장 궤도에 진입한 만큼 지속 가능한 수익성을 기반으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면서 혁신을 시도할 수 있지만 추가적인 상생안 마련에 몰두하면서 성장에 제약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들은 기존에도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대출 금리 인하 등 다양한 포용금융을 실천하고 있다"며 "이런 점들을 감안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생금융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시중은행 중심으로 우선적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인터넷은행도 은행권 기조에 맞춰 참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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