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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최소 6개월 긴축 시사...전문가들 "내년 하반기 금리 인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1.30 14:51

기준금리 7차례 연속 동결 결정

'충분히 장기간 긴축' 문구 변화



물가목표 수렴시기 이르면 내년 말 전망

"물가경로 고려, 상반기 인하 가능성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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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송두리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최소 6개월은 긴축 기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시사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종료 시점이 빨라지고 있다는 전망 속에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 시각이다.

이 총재가 긴축의 필요성을 강조한 만큼 내년 하반기에 들어서야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충분히 장기간 긴축…6개월 더 걸릴 것"

한은은 30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했다. 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이다. 기준금리는 지난 2월부터 7차례 동결됐고, 10개월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 "물가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사용하던 ‘상당 기간’이란 표현이 ‘충분히 장기간’으로 바뀌면서 긴축 시기가 더 길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상당 기간’은 6개월로 인식해 왔다.

이에 이 총재는 금통위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당 기간을 6개월로 해석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 금리를 유지할 지 몇 개월이라고 얘기하고 싶지 않다"며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인 2%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까지며, 이는 6개월보다 더 걸릴 수도 덜 걸릴 수도 있는데, 현실적으로 더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또 물가 상승률이 물가 목표로 수렴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내년 말이나 2025년 초쯤 2%대 초로 수렴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아울러 이 총재는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지난달 5명이 금리인상 가능성을 제시했는데 이보다 1명 줄었다. 또 지난달 금리인상과 금리인하 가능성을 모두 열어둬야 한다고 했던 금통위원 1명은 하마스 사태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금리인하 발언을 철회했다.

이 총재의 발언 등을 종합해 볼 때 현재의 긴축 기조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진 후 하반기 들어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금리 인상 종료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고 국내의 대출 건전성 우려, 부동산 경기 부진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5년간의 평균 월별 물가상승률을 이용해 내년 물가 상승률을 추정하면 2%대의 물가는 2024년 9월 초에 발표하는 8월 소비자물가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공공요금이 인상되면 2%대의 물가 확인 시기는 더 늦어진다"며 "이런 물가 경로를 고려하면 한은이 내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한은의 금리 인하는 빨라야 내년 3분기로 전망한다"고 했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 발언을 종합해 봤을 때 내년 중 연준의 첫 번째 인하를 확인한 후 두 번째 인하 시점부터 국내 인하 사이클을 시작할 수도 있겠다고 판단한다"며 "기존에는 5월부터 한은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으나 이를 7월 이후로 변경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금리인하로 섣불리 부양하면 부동산 가격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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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은은 이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1.4%로 유지하면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2%에서 2.1%로 0.1%포인트(p) 하향 조정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올해 기존 3.5%에서 3.6%로, 내년 2.4%에서 2.6%로 각각 조정했다. 2025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3%,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1%로 각각 전망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이 가까스로 2%대를 넘는 것에 대해 이 총재는 "나라 전체로는 2% 성장률이 너무 낮다고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며 "성장률이 낮아서 부양하고 금리를 낮추는 게 바람직하냐고 물으시면 제 대답은 ‘아니다’다. 섣불리 부양하다 보면 오히려 부동산 가격만 올릴 수도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성장은 중장기 문제라 구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내년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은 재정정책으로 타깃 해 도와줘야 한다. 부양책을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으시면 현 단계에서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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