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된 해외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진은 온실가스. 연합 |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국내 상장된 해외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외 탄소배출권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증권가에서는 탄소배출권 ETF는 전세계적으로 탄소 규제가 강해지고 있어 성장성은 우수한 만큼 퇴직연금 등 장기투자처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의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 ETF는 한 달 새 7.35% 하락했다. 해당 종목은 영국 ICE선물시장에 상장된 유럽 탄소배출권인 EUA 선물가격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수인 S&P EU 배출권 지수(S&P)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가격을 90%를 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7.33% 떨어졌다. 해당 상품은 ‘ICE EUA Carbon Futures Index ER’을 기초지수로 하며, 유럽 ICE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유럽연합 탄소배출권(EUA)의 가장 가까운 12월물 선물가격을 추종한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 ETF는 1개월 새 3.00% 하락했다. 기초 지수는 ICE Global Carbon Futures Index다. 유럽 탄소배출권, 캘리포니아 탄소배출권, 미국북동부 탄소배출권등 다양한 국가의 탄소배출권 선물에 비중을 둔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의 1개월 수익률은 -2.80%다. 반면,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는 한 달 새 7.53% 상승했다. 해당 상품은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하락할 때 ETF 주당 가격이 상승하는 상품이다.
탄소배출권 ETF가 부진을 겪는 가장 큰 이유는 석탄의 수요가 줄어들면서 배출권 값이 하락한 뒤 되살아나지 못한 영향이 크다. 탄소배출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은 이날 기준 79.38유로로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기록한 장 중 최고가 (101.25달러) 대비 21.87유로나 떨어졌다.
국내 배출권거래제 값도 떨어진 건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 배출권시장에서 거래되는 KAU23의 이날 가격은 8490원으로 지난 2월 21일 기록한 1만6050원 대비 50% 가까이 하락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는 매년 기업별 탄소 배출 허용량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탄소배출권을 지급한다. 각 기업은 일정 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현재 국내에는 유럽과 미국 등 해외 배출권에 투자하는 ETF만 상장돼 있지만, 내년 국내 탄소 배출권 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TF도 출시될 예정이다. 정부는 배출권 거래 활성화를 위해 배출권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해온 이월 제한도 완화하기로 했다. 전일부터는 국내 탄소배출권에 대한 최저가격제를 시행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각 국이 ‘탄소중립’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래 성장성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다만 탄소배출권은 펀더멘털(기초체력)보다는 수급으로 가격이 결정되는 기초자산인 만큼 단기적으로는 수급상 변동성이 크다는 점을 유의해야한다.
정연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배출권의 수요나 공급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가 많아서 흐름을 단정할 순 없지만, 중장기적으론 배출권 거래 시장의 규모는 커질 것"이라면서 "단기적인 투자보다는 퇴직연금 등 중장기적 투자로 접근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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