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에너지경제 포토

안효건

hg3to8@ekn.kr

안효건기자 기사모음




이준석 '안철수 단일화' 꼬집었는데...김용태 "서울, 단일화로 다 먹힌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08 11:32
2023120801000489800023571

▲지난달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가 ‘천아용인’과 회동하던 모습.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페이스북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신당 창당 관측이 제기되는 국민의힘 이준석계에서 다소 엇갈린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사실 제가 당을 할지도 모른다고 하니까 굉장히 연락이 많이 왔다"며 "다들 결국 이거(창당) 했다가 나중에 갑자기 또 국민의힘 합친다고 해버리면 어떻게 하나 많이 물어 본다"고 말했다.

이어 "누구인지 말 안 하겠지만 예전에 그런 사례가 없는 게 아니었던 게 출마자 모아놓고 갑자기 선거 연대한다고 그러면서 주요 인물들 빼놓고 단일화해 버린다든지 이런 식의 단일화 장사를 하던 인물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는 이어 "제가 그건 확고하게 답을 드리고 있다"며 "신당을 한다는 것은 어렵더라도 곧게 가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당에 거론되는 제3지대 빅텐트 모델에도 "사실 우리나라에서 3지대하면 떠오르는 분이 하나 있는데 그분이 생각하는 3지대라는 것은 무조건 극중주의"라며 "가운데서 이도 저도 아닌, 죽도 밥도 아닌 의견 내면서 나중에는 꼭 단일화로 선거 승부 보려고 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3지대 이미지가 많이 고착화돼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여러 차례 선거에서 선거연대·단일화 등을 추진했던 안철수 의원 등을 겨냥한 비판으로 보인다.

그는 "3지대라기보다는 제가 많이 이야기하는 게 영국에서 원래 보수당과 자유당이 양당 체제를 확립하고 있었을 때, 서서히 노동당이 치고 올라와 노동당과 보수당의 양립 체제가 있는 것"이라며 한국에도 "우리 같이 지역구 비율이 높은 나라에서는 결국에는 경쟁을 통해 양당 체제가 새롭게 확립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것을 기대하기 때문에 원래 옛날에 바른정당 할 때보다는 조금 더 넓은 이념적 스펙트럼을 가져야 되지 않겠나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보다는 넓은 스펙트럼의 보수신당으로 국민의힘을 대체하겠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준석계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 중 1인인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이준석 신당과 국민의힘이 수도권 단일화에 나설 것이라며 사실상 이 전 대표와 정반대 전망을 내놨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준석 신당이 창당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며 "우리 당이 혁신을 안 하면 수도권, 특히 서울 지역에서는 이준석 신당한테 다 먹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준석 신당에 대한 지지율이 굉장히 높게 나오고 있는데 결국에는 서울에서 2등, 3등 싸움을 국민의힘과 하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공천을 받은 후보들이 결국엔 단일화나 후보 연대를 하려고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렇다면 국민의힘 후보가 과연 신당의 후보와 비교했을 때 정당 지지율이라든지 후보 적합도라든지 이런 것이 과연 나을 수 있겠나"라며 "다 신당에 먹히면 결과적으로 집권여당에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 올 수 있다. 혁신하지 않으면 혁신 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렇게 이 전 대표와 김 전 최고위원이 신당과 관련한 엇갈린 시각을 노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지난달 10일 이 전 대표 신당이 영남에서 ‘일전’을 치룬 뒤 국민의힘에 복당하는 이른바 친박연대(친 박근혜 연대) 모델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CBS 라디오에서 "만약에 이 전 대표가 창당을 하게 된다면 저는 2008년 친박연대 모델로 해야 된다"며 "(영남권은) 창당하게 된다면 국민의힘과 1대1 구도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나중에 (신당을) 창당해서 영남에서 의석수를 배출한다고 하더라도 보수 혁신 경쟁을 통해서 다시 또 (국민의힘과) 당 대 당 통합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보수 영남권의 유권자분들도 ‘표가 사표가 되지 않을까’, ‘혹시 민주당으로 갈 거 아닌가’에 대한 부담이 적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험지 혹은 불출마 압박을 받는 영남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하거나 이준석 신당, 영남 신당에 가서 합류해 같이 치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친박계 인사들까지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같은 달 15일 영남신당 보다는 민주당 출신 이상민 의원이 주장한 제3지대론에 힘을 실었다.

이 전 대표는 BBS 라디오에서 "아무래도 큰 당에서 정치하는 경험이 많으셨던 분들은 세가 중요하다고 보는 거고 소위 바른미래당 같이 다소 세는 적지만 이견이 너무 많아 내부적으로 곤란을 겪었던 사람들은 ‘그래도 생각이 일치하는 사람들끼리 가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이라며 "저는 두 가지 경험이 다 있지만 어느 정도는 이상민 의원 의견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계점을 넘는 정도의 덩어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 거기까지는 마음을 열어놓고 가야 된다"고 설명했다.

강한 보수 색채로 영남 등에서 국민의힘과 경쟁하는 정당 보다는 중도 색채를 띤 이른바 ‘빅텐트’를 치겠다는 구상이었던 셈이다.


hg3to8@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