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를 잡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연합뉴스 |
창당 초기 멤버였던 고(故) 노회찬 전 의원, 유시민 노무현재단 전 이사장, 진중권 광운대학교 특임교수 등이 모두 떠나고 심상정 의원만 남은 가운데 당 간판마저 내릴 위기에 처하면서다.
류호정 의원이 포함된 당 청년 의견그룹 ‘세번째권력’은 8일 금태섭 전 의원이 결성한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와 새 정당을 함께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금 전 의원과 세번째권력 조성주 공동운영위원장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창당 합의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새 정당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성숙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함께하는 제3지대 연합정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당은 앞으로 제3지대 ‘빅 텐트’ 역할을 수행하면서 새로운 정치를 모색하는 모든 개인 및 진영과 연대를 추진해 더욱 큰 정당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세번째권력 공동운영위원장인 류 의원은 정의당에 남아 당에 신당 합류를 설득하겠다는 계획이다.
류 의원은 회견장에서 "나는 나가지 않을 것"이라며 "당원 총투표가 남아있기에 아직 당의 총선 방침이 확정된 것이 아니다. 결정을 바꿀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준우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류 의원에 "정의당과 당론을 달리하고 오는 17일 새로운 당을 창당한다고 선언한 만큼, 16일까지 비례대표 국회의원 사퇴와 당적 정리를 마무리해달라"고 요구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류 의원이 스스로 후보 정의당에서 탈당하면 비례대표 의원직을 상실하며, 정의당이 다른 후보에게 비례대표 자리를 승계할 수 있다.
반대로 정의당이 류 의원을 당에서 출당 또는 제명하면 류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하고 정의당은 승계 후보를 지정할 수 없이 보유 의석수만 줄어들게 된다.
김 비대위원장은 현재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진보당, 녹색당 등이 합류하는 선거연합정당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각 당 후보들이 선거 때 명칭을 바꾸는 등 변화한 정의당에 합류해 의석을 획득한 뒤 복당하는 방식이다.
다만 거론되는 정당 중 가장 규모가 큰 진보당과 정의당은 과거 통합진보당에서 분리된 세력들인 만큼, 위성정당 기반 ‘제2 통진당’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통합진보당은 박근혜 정부 시기 이른바 ‘내란음모’ 논란으로 헌법재판소에 의해 해산된 정당이다.
이들이 재결합에 성공하더라도 정의당이 비례 1·2번을 연합 정당에 양보키로 하면서 의석 획득 뒤 소멸 국면을 맞게 될 공산도 크다. 현재 정의당 지지율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비례의석 확보 최저선인 3%를 위협받는 상황이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