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株가 알츠하이머·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내년 투자 유망 업종으로 꼽히고 있다. 픽사베이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각종 치료제 개발 및 기술 이전 규모 확대 등 소식에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 엔데믹 이후 제약바이오주가 일제히 하락하면서 저평가된 상황도 투자 매력도를 높였다는 분석이다.
◇‘비만치료제 개발’ 펩트론, 주가 390% 급등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종가 기준 KRX300헬스케어 지수는 2398.24로 전 거래일 대비 2.51%가 올랐다. 전체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2.49%가 오른 KRX헬스케어가 뒤를 이었다.
올해 주요 제약바이오주 주가 상승률 | |||
종목명 | 1월2일 종가 | 12월8일 종가 | 상승률 |
펩트론 | 7380원 | 3만6300원 | 391.9% |
한미약품 | 27만9500원 | 32만8500원 | 17.5% |
종근당 | 8만400원 | 12만8900원 | 60.3% |
자료=한국거래소 |
개별 종목 상승세도 가파르다. 비만 치료제를 개발 중인 펩트론 주가는 올해 초 7380원에서 지난 8일 3만6300원까지 올랐다. 상승폭이 391.9%에 달한다. 한 달 전보다도 11.7% 상승하는 등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강하다. 지난 8일 기준 기관은 펩트론을 7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1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관련 연구 성과를 보이고 있는 한미약품도 올해 주가가 17.5%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토종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종근당도 올해 주가가 60.3% 급등했다. 종근당이 최근 노바티스와 신약 후보물질 ‘CKD-510’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기술 이전을 통한 해외로의 파이프라인 확장이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다.
◇알츠하이머·비만 치료제 개발 경쟁 가속화
제약바이오 시장은 올해 들어 알츠하이머 치료제의 등장으로 주가가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항체 치료제인 바이오젠·에자이의 ‘레켐비’는 올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정식으로 승인을 받았다.
비만 치료제 시장 성장세도 주가 상승에 힘을 싣고 있다. 전 세계 비만 인구는 증가하는 추세로 글로벌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는 지난해 24억달러(약 3조원)였던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 규모를 오는 2030년 540억달러(약 7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개발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와 젭바운드를 개발한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경쟁을 시작으로 비만 치료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는 품귀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증권가 "내년 삼바·종근당 등 주목"
이에 증권가에서는 제약바이오 시장 성장세가 뚜렷하다고 보고 내년 증시 유망 종목으로 제약바이오주를 지목하고 있다. 현재 저평가된 상황을 고려했을 때 투자 매력도 높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내년 제약업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이희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존에 알츠하이머 치료제가 없었던 만큼 새로운 항체 치료제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높다"며 "알츠하이머 시장 성장 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빅파마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추가 CMO를 수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목표주가를 100만원으로 제시했다. 지난 8일 기준 종가는 70만9000원이다.
비만 치료제를 기반으로 성장 중인 종근당, 한미약품 등도 수혜주로 꼽힌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종근당은 지난달 노바티스와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이번 계약을 통해 수령하는 계약금이 4분기 실적에 반영될 전망"이라며 "향후 기술이전에 따른 해외 파이프라인 가치가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