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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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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배터리 ‘대외 리스크 확대’ 긴장···"기술력으로 정면돌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1 15:02

美 대선 ‘IRA 수혜’ 뒤집힐 가능성

전기차 성장세 둔화 우려



리튬 가격 폭락에 소재 기업들도 울상

"차세대 배터리 기술력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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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LG에너지솔루션 연구원들이 배터리 팩을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K-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대선, 원자재 가격 급등락 등 ‘대외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주춤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어 기술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이 내년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대거 백지화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신재생에너지 등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고 기존 가스·석유 채굴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전기차·이차전지 기업에 보조금을 주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도 대폭 수정이 예고됐다.

현지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승리할 것이라는 결과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특히 공화당과 민주당의 주요 경합지역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뚜렷해 내년 재집권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돌아올 경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전기차 의무판매 비중 등은 없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각종 관세장벽도 추가로 생겨 현지에 진출해있는 우리 기업들은 어떤 형식으로건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된다.

소재 기업들은 리튬 가격 급락이라는 악재와 싸우고 있다. 작년 말 kg당 560~600위안 선에서 움직이던 탄산리튬 가격은 이달 기준 90위안 수준까지 떨어졌다.

리튬은 삼원계(NCM)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모두 들어가는 주요 원자재다. 이차전지 필수 소재 양극재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 가량이다. K배터리 소재 기업들은 최근 전기차 수요 둔화에 재고가 쌓여있는 상황이라 리튬 가격 급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리튬은 이미 확보해뒀는데 거래처 납품가는 내릴 수밖에 없어 ‘최악의 상황’이라는 말도 나온다.

K배터리 기업들은 중국산 LFP 배터리 공습에 대한 해결책도 마련해야 한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거대한 내수와 정부 보조금을 앞세워 LFP 시장을 꾸준히 키워나가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산 전기차가 국내에 상륙하고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 전기차들도 LFP 배터리를 장착하는 등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가고 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은 아직 LFP 배터리를 양산할 준비를 완전히 하지 못한 상태다.

LG에너지솔루션(LG엔솔), 삼성SDI, SK온 등은 일단 ‘기술력’을 앞세워 다양한 형태의 불확실성을 이겨낸다는 구상이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한풀 꺾이긴 했지만 수요가 꾸준히 우상향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LG엔솔은 KAIST 공동 연구팀과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최근 밝혔다. 리튬이온전지 대비 주행거리를 약 50% 늘리고, 충방전 효율 및 수명 또한 대폭 개선할 수 있는 제품이다.

삼성SDI는 ‘꿈의 이차전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 4일 정기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ASB(All Solid Battery)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이 팀은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속 조직이다. 전고체 배터리 사업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새로 꾸려졌다. 삼성SDI는 전고체 배터리의 상용화 시점을 2027년으로 계획하고 있다.

SK온은 최근 사령탑을 바꾼 뒤 기술력 강화에 중점을 둔다는 방침을 정했다. ‘기술통’으로 불리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이 지휘봉을 잡으며 회사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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