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사진.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생산라인. |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현대자동차·기아가 내년 신차를 쏟아내며 ‘전기차 수요 둔화 우려’ 정면돌파를 시도한다. 경차를 기반으로 제작한 모델부터 대형급 프리미엄 전기차까지 다양한 차종을 투입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년 국내 시장에 캐스퍼 일렉트리과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이다.
캐스퍼 일렉트릭은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차량을 위탁 생산한다. GGM은 공장 운영비를 최적화해 합리적인 가격에 고객에게 차량을 판매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신차는 내년 하반기께 국내에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보조금 합산 2000만원 초중반 가격으로 엔트리카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자동차의 콘셉트카 ‘세븐’. 현대차는 이 차 이미지를 기반으로 아이오닉 7을 출시할 계획이다. |
전세계적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현대차 아이오닉 7도 이르면 내년 말 출격한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만들어지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다. 이 차는 넓은 공간을 지니고 프리미엄 사양을 대거 탑재할 것으로 예측된다. 같은 플랫폼으로 제작된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6가 전세계 주요 평가기관에서 ‘최고의 차’로 꼽히고 있는 만큼 현대차그룹은 신차의 상품성 최적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해진다.
기아는 소형 차종 위주로 전기차 신차 라인업을 구성한다. 올해 대형 SUV EV9이 나온 만큼 ‘가성비’를 앞세운 모델을 주로 투입할 예정이다.
기아는 내년 상반기 중 소형 SUV급 ‘EV3’을 국내에 내놓는다. 이 차는 주행거리 등 기본적인 성능은 확보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대로 출시될 것으로 예측된다. 준중형 세단 느낌의 ‘EV4’도 이르면 내년 말 소개된다.
현대차·기아는 이를 통해 소형부터 대형까지 다양한 전기 승용 라인업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장에서 안착한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EV6 등 외에도 경차인 레이 EV, 소형 SUV 코나 EV, 1t 트럭 포터·봉고 등도 꾸준한 수요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주로 채택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장착 모델도 다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LFP 배터리를 장착한 모델은 주행가능거리가 다소 짧아지지만 판매가를 확 낮출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기아가 수요 둔화가 예상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정면돌파’를 계속할 것으로 본다. 이미 글로벌 완성차 그룹사 중 전기차 기술력에서 가장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퍼스트무버’ 전략으로 시장을 선점해나가는 전략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 총 대수는 1099만5000여대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36.4% 증가한 수치다. 지역별로는 중국에서 총 645만9000대가 팔려 전체 판매의 58.7%를 차지했다. 유럽(252만7000대·23.0%), 북미(133만3000대·12.1%),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54만9000대·5.0%) 등이 뒤를 이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 대비 성장세가 다소 둔화한 수준이다. SNE리서치는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세계 전치가 판매가 1484만대를 넘어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예상치(1377만대)를 107만대 가량 줄였다. 포드·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 기업들은 전기차 관련 투자 계획을 철회하거나 축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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