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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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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올해 도시정비사업 죽쒔다…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12.14 11:12

10대 건설사 올해 수주액 15조9611억원…전년 比 61.54%↓
공사비 상승으로 정비사업 수익성 악화…선별수주 영향
내년 건설경기 ‘암울’…정비사업 부진 이어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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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픽사베이

[에너지경제신문 이현주 기자] 대형 건설사들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수주액이 절반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공사비 상승 등으로 알짜 대형 사업장에 집중하는 선별수주 경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14일 본지가 올해 들어 이날까지 국내 10대 대형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취합한 결과 총 15조961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41조5073억원 대비 61.54% 감소한 수준이다.

건설사 2022년 2023년  증감률
삼성물산 1조8686억원 1조4130억원 ▼24.38%
현대건설 9조3395억원 3조7613억원 ▼59.72%
대우건설 5조2763억원 1조1154억원 ▼78.86%
현대엔지니어링 2조1647억원 7307억원 ▼66.24%
GS건설 7조1292억원 1조5878억원 ▼77.72%
DL이앤씨 4조8943억원 1조1824억원 ▼75.84%
포스코이앤씨 4조213억원 4조3158억원 ▲7.32%
롯데건설 4조2620억원 5173억원 ▼87.86%
SK에코플랜트 1조5207억원 1조1580억원 ▼23.85%
HDC현대산업개발 1조307억원 1794억원 ▼82.59%
      총 41조5073억원 총 15조9611억원 ▼61.54%
올해 수주액이 가장 많이 줄어든 건설사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올해 9개 사업장에서 총 3조7613억원을 수주했다. 지난해 9조3395억원을 수주하며 국내 건설업계 도시정비사업 역대 최대 수주 실적을 쌓은 것과 비교하면 5조5782억원 줄었다.

GS건설도 5조원 이상 수주액이 줄었다. GS건설은 올해 4곳에서 수주액 1조5878억원을 쌓았다. 전년 수주 실적 7조1292억원과 비교해 5조5414억원 감소했다.

롯데건설은 수주액이 8분의 1토막 났다. 올해 2개 사업지에서 총 5173억원을 수주했는데 전년 4조2620억원 대비 87.86% 줄었다. 롯데건설이 올해 수주한 사업장을 살펴보면 △5월 청량리8구역 재개발(1752억원) △9월 잠실미성크로바 재건축(3421억원) 등이 있다.

현대엔지니어링,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3곳도 수주액이 급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7307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 실적 2조1647억원 대비 66.24% 감소한 금액이다. 대우건설의 수주액은 1조1154억원으로 전년 대비 78.86% 줄었다. DL이앤씨는 올해 1조1824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는데 이는 전년 대비 75.84% 급감한 금액이다.

특히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단 한 건 밖에 수주하지 못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0월 말 1794억원 규모의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삼성아파트 재건축사업을 수주하며 뒤늦은 마수걸이 수주를 신고했다.

이와 관련해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어려운 부동산 시장 여건을 고려해 신중한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진행했으며 올해 민간수주, 자체사업 등 다양한 사업에서 현재까지 1조 3000억원 정도 수주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전년과 비교해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이 증가한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4조3158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는 전년 4조213억원 대비 7.32% 증가한 금액이다.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이 4조원을 넘긴 건설사는 포스코이앤씨가 유일하다.

한편, 삼성물산과 SK에코플랜트는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1조4130억원이다. 전년 실적 1조8686억원과 비교해 24.38% 줄었다. SK에코플랜트는 올해 1조1580억원을 수주했는데 이는 전년 실적 1조5207억원 대비 23.85% 감소한 금액이다.

건설사들이 정비사업에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공사비 상승 등으로 알짜 대형 사업장에 집중하는 선별수주 경향이 강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따르면 10월 건설공사비지수는 2020년 119.90에서 2021년 138.30, 지난해 148.66에 이어 올해 153.58까지 올랐다. 4년 만에 30% 가까이 폭등한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사비 인상으로 정비사업 수익성이 악화하면서 양보다는 질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건설사들의 선별수주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건설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2024년 건설경기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며 금융시장 불안, 생산요소 수급 차질, 공사비 상승 등 부정적 요인이 부각될 경우 침체는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zoo10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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