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패널(사진=로이터/연합) |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세계 초대 규모의 재새에너지 상장지수펀드(ETF)인 ‘iShares Global Clean Energy ETF’(티커명 ICLN)는 이날 15.19달러에 거래를 마감해 종가 기준으로 지난 9월 22일(15.09달러)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고금리 여파로 올해 날개 없는 추락을 이어왔던 ICLN 주가는 지난 10월 30일 바닥을 찍은 후 이날까지 16% 가량 급등했다.
태양광과 풍력을 대표하는 ETF인 Invesco Solar ETF(티커명 TAN), First Trust Global Wind Energy ETF(티커명 FAN) 또한 10월 저점에서 지금까지 각각 24%, 20% 올랐다.
국내 재생에너지 관련주도 강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태양광과 관련된 한화솔루션, HD현대에너지솔루션 등은 15일 오전 9시 50분까지 주간 상승률이 각각 17%, 25%에 달하고 풍력관련주인 씨에스윈드도 같은 기간 21% 가량 급등했다.
이처럼 재생에너지 관련주들이 최근들어 급등한 배경엔 내년 미국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다. 제롬 파월 연준의장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이번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이르면 내년 1분기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반영하는 내년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현재 63.4%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시장은 고금리 환경에 특히 취약하다. 태양광, 풍력 등의 프로젝트는 초기에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수록 이를 조달하는 비용이 불어난다.
시장조사업체 S&P 글로벌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공급망 차질, 정책 변화 등으로 청정기업들이 타격을 받았지만 고금리 환경이 가장 큰 역풍이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고금리로 인해 높은 수준의 부채 레버리지를 활용하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들이 비경제적이라는 우려가 고조되자 청정에너지 섹터에서 재정적으로 안정적인 업체들조차 기업가치에 타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미 투자전문지 모틀리 풀도 "금리가 낮아질 수록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가 더 매력적"이라며 "모기지와 마찬가지로 저금리는 업체들의 조달비용을 낮춰 마진이 개선시킨다"고 이날 밝혔다. 이 매체는 또 "미국 기준금리가 내년 재생에너지 업계에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리가 계속 떨어진다면 해당 산업은 매우 낙관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넥스트에라 에너지, 선파워 등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 자본조달이 필요한 업체들은 향후 몇 분기 이내 금리 인하에 따른 수혜가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는 퍼스트솔라, 앨터스 파워, 블룸에너지 등이 내년 재생에너지 관련주 투자자들에게 낮은 리스크를 제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가 내년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2025년부터 상황이 다시 달라질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됐다.
실제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조 바인든 행정부의 대표적 친환경 정책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기를 사실상 공약한 상태다.
이와 관련, 모건스탠리는 "공화당 행정부는 IRA를 폐기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청정에너지 수입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도입하는 것은 물론, 세액공제 규모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