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 강릉공장 전경. 사진=롯데칠성음료 |
20일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글로벌신사업 담당부서를 신설해 해외사업 확장 의지를 드러냈다. 현재 신설부서의 인력 조정 등 구체적인 계획이 내부 논의 중이지만, 이미 올해부터 중국 등 해외 판매망 구축 등 경쟁력 재건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2005년 중국 시장에 진출했던 롯데칠성음료는 제조법인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와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주류판매법인 롯데주업(북경)유한공사를 운영해 왔다. 그러나 사드 사태 여파로 손실이 늘면서,급기야 2021년 말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에 이어 지난해 9월 롯데오더리유한공사까지 음료 생산법인 매각을 매듭짓기에 이르렀다. 중국 진출 17년 만에 현지 생산법인을 청산하면서 사업 철수 수순을 밟는 듯 보였다.
그러나, 올 들어 롯데칠성음료는 반전 행보를 보여줬다. 중국 현지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을 계기로 사업 근거지를 종전의 베이징에서 상하이로 옮기고 재도약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새 시작점이 된 곳은 올해 초 중국 상하이에 설립한 낙천칠성음료유한공사다. 음료와 주류 판매를 전문으로 하는 통합법인으로, 기존에 운영하던 북경 주류판매법인은 청산됐다.
업계는 대외변수에 따라 롯데칠성음료가 뼈아픈 실패를 겪은 만큼 투자 부담이 높은 현지 생산체계보다 수출 중심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별도 판매법인이 없었던 음료 사업은 중국 대리상을 거쳐 유통하는 방식을 취했지만, 이번 판매조직 개선으로 주류와 음료 모두 취급하게 되면서 매출 확대를 이끌어낼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내년 주력 음료인 ‘밀키스’와 ‘쌕쌕’을 위주로 현지 창고형 할인점과 학교, 간식체인 채널 입점에 나설 예정"이라며 "그동안 손대지 못했던 주류 사업도 지역 바이어와 접촉해 납품 영역을 넓히고, 신제품인 ‘새로’ 소주 인지도·매출 확대에 힘 쏟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국 내 신규 바이어 개척을 위해 다양한 현지 로컬 식음료 전시회에 참여할 계획이다.
이같은 롯데칠성음료의 중국 재공략 움직임의 배경에는 매출 증대와 해외 음료기업 인수에 따른 자신감에서 나온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즉, 중국 현지 음료법인의 재정비뿐 아니라, 올해 9월 연매출 1조원 규모 ‘필리핀펩시’ 인수 효과도 해외사업 전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2010년부터 팹시코 본사와 필리핀펩시를 공동 운영해 오다 지난 9월 지분율을 73.6%까지 늘리며 13년 만에 독자 경영권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 매출이 2조8417억원으로 올해 3조원 돌파를 앞둔 가운데, 필리핀펩시 실적이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되는 내년에는 4조원까지 넘볼 것으로 업계는 풀이한다.
2020년 7287억원을 기록한 필리핀펩시 연간 매출액은 2021년 7612억원, 지난해 9087억원으로 상승세로, 현 추세대로라면 올해 매출 1조원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롯데측은 전망한다.
지난해 롯데칠성음료는 매출 2조 8417억원으로 ‘3조 클럽 진입’ 가시권에 들어갔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 늘어난 2조 3063억원으로 늘어났다.
더욱이 올해 4분기부터 필리핀펩시 실적이 롯데칠성음료의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됨에 따라 매출 3조 달성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이처럼 매출 확대와 자회사 편입 등 호재로 롯데칠성음료의 해외매출 비중도 지난해 12%에서 올해 15%에 이어 내년 38%까지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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